덱사메타손, 코로나19 중증환자에 효과⋯경증 환자와 일반인은 사용 금지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20.06.19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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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시스템 약화해 오히려 위험할 수도”

스테로이드 일종인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사망률을 떨어뜨린다는 반가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경증 환자나 건강한 사람이 치료 또는 예방 목적으로 이 약을 복용하는 것은 오히려 해롭다는 의료진의 경고도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최근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사망률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덱사메타손은 스테로이드의 일종의 전문의약품이다. 

연구팀은 3월부터 6월 초까지 영국 175개 병원에서 덱사메타손의 치료 효과를 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환자 2014명을 3그룹으로 나눠 이 약을 투여해 28일째 치명율을 살펴봤다.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환자의 치명율이 35% 낮아졌고 산소를 투여하는 환자에서는 20%의 치명률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경증 환자에서는 사망률에 변화가 없었다. 즉 덱사메타손은 중증환자의 생존율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결론이다. 

덱사메타손은 항바이러스제가 아니라 항염증 효과를 내는 약이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에서 과도한 면역반응이 생겨 염증이 발생하는데 이 약은 그 염증반응을 낮춤으로써 사망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덱사메타손 ⓒ연합뉴스
덱사메타손 ⓒ연합뉴스

 

그렇다고 일반인이 코로나19 예방과 치료를 위해 임의로 스테로이드제를 먹거나 투여하는 행위는 위험하다. 또 스테로이드는 장기 투여할 경우 고혈압, 당뇨, 비만, 쿠싱증후군 등 다양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서 의사도 사용에 신중한 약품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경증 환자 또는 건강한 사람이 이런 약을 사용하면 면역시스템이 약회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연구 결과는 보도자료 형태로 발표된 것이다. 전체 논문이 나와야 정확한 효과를 확인할 수 있고 전문가들의 추가 연구로 재확인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6월17일(현지 시각) 언론 브리핑에서 "덱사메타손 관련 연구 결과는 반가운 소식"이라면서도 "덱사메타손은 호흡기가 필요 없고 증상이 가벼운 환자에게는 유익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덱사메타손 성분으로 허가된 의약품은 주사제, 점안제, 정제(알약) 등 79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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