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없는 집단감염…교회 성가대·소모임서 급속 확산
  • 이혜영 객원기자 (applekroop@naver.com)
  • 승인 2020.06.2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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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교회 관련 서울 확진자 9명 추가돼 총 16명
안양 주영광교회서도 확진자 11명 무더기 발생
주일 예배·소모임 많아 지역감염 확산 우려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에 설치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교인들이 검체 채취를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 연합뉴스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에 설치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교인들이 검체 채취를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 연합뉴스

종교 활동과 관련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 추세다.  특히 예배나 성가대 활동을 한 교회 관련 확진자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크게 늘면서 대규모 지역 확산을 위협하고 있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관악구 왕성교회 관련 확진자가 전날 9명 추가돼 총 16명으로 늘었다. 왕성교회에서는 서원동 거주 31세 여성(관악 90번)이 지난 24일 첫 확진된 이후 관련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다.

관악 90번 환자는 이달 18일 교회 성가대 연습에 참석한 뒤 19∼20일에는 경기 안산시 대부도에서 개최된 이 교회 MT에 참여했다. 21일에도 성가대에서 찬송가를 부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와 방역 당국은 관악 90번 환자가 교회 내 여러 활동을 거치며 접촉한 교인들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1일 예배에는 17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돼, 신도 전수검사 결과에 따라 확진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또 이미 확진 판정을 받은 신도 중 고등학교 교사와 호텔 사우나 직원이 포함돼 있어 또 다른 집단감염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방역 당국은 왕성교회가 명부작성, 발열 확인, 좌석 간격 유지 등 교회 방역지침은 준수했지만 교인들이 자체적으로 꾸려 진행한 소모임 등에서는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인천 등 수도권 개척교회 관계자들도 매일 교회를 옮겨 다니며 부흥회 형식의 모임을 가지는 과정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찬송가를 부르고 기도를 하다 참석자의 70% 이상이 확진되는 일이 있었다.

교회발(發) 집단감염은 경기도 안양에서도 나왔다. 안양 주영광교회에서는 신도와 가족 등 모두 1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지난 21일과 24일 이 교회 예배에 기존 군포 확진자가 참석해 신도 30명과 접촉한 사실을 주목하며 'n차 감염'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주영광교회와 관련한 확진자는 27일 현재 안양 3명, 군포 8명이다. 해당 확진자들은 모두 전날 확진된 군포 59번 확진자인 A(25·어린이집 교사)씨의 접촉자로 분류됐다. 신규 확진자들은 A씨와 함께 지난 21일  오전 8시20분∼오후 6시, 24일 오후 6시20분∼9시12분 주영광교회 예배에 참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두 차례 예배에 참석한 사람은 A씨를 포함해 총 30명(안양 3명, 의왕 1명, 군포 26명)이다. 현재까지 참석자의 3분의1에 달하는 10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대전 등에서도 교회 모임을 통한 감염이 속속 확인되면서 이날 신규확진자는 사흘만에 다시 50명대로 올라섰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1명 늘어 누적 1만2653명이라고 밝혔다.

이달 들어 신규 확진자는 30명∼50명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20일 67명까지 급증한 뒤 일별로 48명→17명→46명→51명→28명→39명→51명을 기록해 3일만에 다시 50명대로 올라섰다. '생활속 거리두기' 방역체계의 기준선 중 하나인 신규 확진자 '50명 미만'이 이달 들어서만 8번째 깨졌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전날 교회 관련 집단감염 확산세를 설명하면서 "최근 수련회 등 각종 종교 활동을 통해 코로나19가 전파되고 있는데, 주말에는 각별히 주의를 부탁한다"며 "부득이하게 현장 예배를 해야 한다면 참여자 규모를 줄이고 침이 튈 수 있는 음식 제공이나 노래 부르기, 특히 성가대 활동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 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 ⓒ 연합뉴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 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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