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에 나주 800억 땅 내놓은 부영, 왜?
  • 정우성 객원기자 (wooseongeric@naver.com)
  • 승인 2020.06.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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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 한전공대 부지 기부증서 전달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3월23일 부영연대로부터 사기 및 부당이득 취득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 시사저널

부영그룹이 한전이 설립할 공과대학 캠퍼스 부지로 시가 800억원 규모의 땅을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40만㎡ 규모의 골프장 나주부영CC다. 이같은 결정이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구속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선도 나온다.

부영은 2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사옥에서 이세중 회장 직무대행 주최로 한전공대 부지 기부증서 전달식을 열었다. 전달식에는 김영록 전남도지사,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강인규 나주시장, 우윤근 한전공대 광주전남 범시도민지원위원회 고문, 김회천 한전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나주부영CC는 전남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내에 위치해있다. 75만㎡ 중 40만㎡의 소유권이 29일자로 학교법인 한전공대에 이전된다. 감정가액 기준으로 806억원에 달하는 토지다.

부영그룹은 이미 지난해 8월 한전공대 측에 학교 설립 부지 기증을 약속했다. 2018년 11월에 이 회장이 1심에서 징역 5년 형을 선고받은 상태였다. 이 회장은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과 벌금 1억원 선고를 받았다.

정부여당은 나주에 한전공대 설립을 추진했다. 정원 1000명 규모 국내 유일 에너지공학 특화 대학이다. 그러면서 부영에 설립부지 기증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공대 설립은 정치 논리라는 비판도 나왔다. 한전이 지난해 영업손실 1조3566억원을 기록한 상황 때문이다. 소액주주들은 한전이 최근 배당을 하지 않는 등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쳐가면서까지 사실상 정부 강요로 한전공대 설립을 추진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회장이 구속된 상황에서 800억원 규모의 땅을 기증하는 것은 자발적 기부와 거리가 있다는 시선도 있다. 이 회장이 탈장 수술 등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를 신청, 대법원이 오는 30일까지 이를 허가한 상황인 만큼 자발적인 기증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정부가 기업들에 출연을 강요한 것과 다를 게 무엇이냐"는 비판도 나왔다.

(가칭)한전공대가 들어설 부영CC 전경 ⓒ시사저널 정성환
한전공대가 들어설 부영CC 전경 ⓒ시사저널 정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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