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사태’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 구속심사 연기…왜?
  • 이혜영 객원기자 (applekroop@naver.com)
  • 승인 2020.06.29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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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회장 측 “변론 준비 촉박해 검찰에 하루 연기 요청”
30일 오후 늦게 구속 여부 결정될 듯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해 1심 선고 재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지난해 7월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재판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를 둘러싼 의혹의 정점에 서 있는 이웅열(64) 전 코오롱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심사가 연기됐다. 

서울중앙지법 김동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9일 오전 9시30분에 예정됐던 이 전 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취소했다.

이 전 회장 측이 '갑작스런 구속영장 청구로 변론 준비 시간이 촉박하다'며 검찰에 심사를 하루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검찰은 이를 받아들여 구속심사 재개 전까지 이 전 회장을 구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법원에 통지했다.

이 전 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하루 뒤인 30일 같은 시각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구속 여부는 같은날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이창수 부장검사)는 지난 25일 이 전 회장에 대해 약사법 위반과 사기,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시세조종, 배임증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수사 초기 단계에서 이 전 회장을 출국금지한 뒤 1년여 만인 지난 18~19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이 전 회장 변호인단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당시 "인보사 사태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최근 일련의 상황은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판단되고, 이러한 오해는 반드시 해소될 것으로 믿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전 회장은 2017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보사 2액 성분에 대해 '연골세포'로 품목허가를 받았음에도 허가 내용과 다른 '신장유래세포(GP2-293)' 성분으로 제조·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유래 세포가 포함된 사실을 알고도 이를 숨기고 식약처의 허가를 받기 위해 허위 자료를 제출한 혐의도 있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전환 세포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골관절염 치료용 주사액이다. 2017년 7월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2액 주성분이 종양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고 알려진 신장유래세포로 드러나 지난해 7월 허가가 취소됐다.

검찰은 코오롱티슈진 '상장 사기'에도 이 전 회장이 관여됐다고 보고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시세조종 혐의도 적용했다. 

인보사 개발을 주도한 미국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은 2017년 11월 미국 임상시험이 중단되고 2액 주성분이 신장유래세포인 사실을 숨긴 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2000억원 상당의 청약대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990년대 후반부터 의약품 개발에 공을 들여 온 이 전 회장은 사퇴 직전까지 인보사를 '넷째 아이'라고 언급하며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그러나 성분 의혹이 제기되기 넉 달 전인 2018년 11월 이 전 회장은 돌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 전 회장은 지주회사 코오롱 지분 51.65%, 코오롱티슈진 지분 17.80%를 보유하고 있다.

검찰은 식약처 고발로 지난해 6월 수사를 시작해 이우석(63)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와 코오롱티슈진 회사법인 등 6명을 재판에 넘겼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5월28일 의약품 성분이 뒤바뀐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서구 마곡동로 코오롱생명과학 본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5월28일 의약품 성분이 뒤바뀐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로에 위치한 코오롱생명과학 본사 ⓒ 시사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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