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종신형’ 홍콩보안법 통과 초읽기…美 “홍콩 특별대우 박탈”
  • 이혜영 객원기자 (applekroop@naver.com)
  • 승인 2020.06.3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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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 “홍콩에 대한 국방물자·이중용도기술 수출 중단”
보안법 발효되면 조슈아 웡 등 민주화 인사 첫 타깃 가능성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 ⓒ 연합뉴스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 ⓒ 연합뉴스

미국 상무부가 29일(현지 시각)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박탈한다고 밝혔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통과가 확실시 됨에 따라, 이에 대한 철회를 요구해 온 트럼프 행정부가 곧바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수출 허가 예외 등 홍콩에 특혜를 주는 미 상무부의 규정이 중단됐다"고 발표했다. 로스 장관은 또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없애기 위한 추가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국방 물자 수출 중단과 첨단제품에 대한 홍콩의 접근 제한 등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 박탈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홍콩의 자유를 박탈하는 중국 공산당의 결정이 홍콩에 대한 정책을 재평가하게 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이날부터 홍콩에 대한 국방 물자 수출을 중단하고, 홍콩에 대한 민·군 이중용도 기술의 수출 중단을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중국의 홍콩보안법 처리 강행 보복 조치로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철폐하는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1992년 제정한 홍콩정책법을 통해 관세나 투자, 무역, 비자 발급 등에서 홍콩에 중국 본토와 다른 특별지위를 보장해 왔다.

홍콩의 이스턴 하버 크로싱에 29일 시행이 임박한 홍콩보안법을 선전하는 정부 광고판이 설치돼 있다. ⓒ 연합뉴스
홍콩의 이스턴 하버 크로싱에 29일 시행이 임박한 홍콩보안법을 선전하는 정부 광고판이 설치돼 있다. ⓒ 연합뉴스

미국이 경고에도 불구하고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이날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전인대 상무위는 홍콩보안법과 관련해 홍콩 각계 인사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했고, 홍콩의 실제 상황에 부합한다면서 조속히 실행해 국가 안보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 의례적인 심의 통과 절차만 남은 상황이다. 

홍콩보안법은 홍콩주권 반환일인 내달 1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해당 법안은 외국 세력과 결탁,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행위 등을 금지·처벌하고, 홍콩 내에 이를 집행할 기관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초 홍콩보안법 위반자에 대한 최고 형량은 10년 징역형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심의 과정에서 국가전복 등을 주도한 사람에 대해 최고 종신형에 처할 수 있도록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보안법이 강행 통과되면 곧바로 홍콩의 대표적인 민주화 인사인 조슈아 웡과 지미 라이가 체포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홍콩 시위대가 지난 25일 중국에 구금된 민권운동가·변호사 등의 사진을 들고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철회, 인권 보호와 자유를 요구하며 중국 정부의 홍콩연락사무소를 향해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홍콩 시위대가 지난 25일 중국에 구금된 민권운동가·변호사 등의 사진을 들고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철회, 인권 보호와 자유를 요구하며 중국 정부의 홍콩연락사무소를 향해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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