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서부로! 노다지 캐는 유튜버! [최보기의 책보기]
  •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thebex@hanmail.net)
  • 승인 2020.07.1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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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가 말하는 유튜버》ㅣ런업(김찬준) 지음ㅣ부키 펴냄ㅣ300쪽ㅣ1만4800원

경제학에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아주 어려운 말이 있다. ‘그래샴의 법칙’이라고도 하는 이 말의 뜻은 ‘나쁜 돈이 좋은 돈을 몰아낸다’는 뜻이다.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이 기승을 부리면 정품 소프트웨어 회사가 망하는 현상을 말한다. 명품의 복제품(짝퉁) 때문에 정품 회사가 피해를 보거나 망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1970년대 산업화 초기에 돈이 돌기 시작하자 국내 가요계에 골드러시가 일어났다. 공장에서 돈을 버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현대적 형태의 팬클럽(오빠부대)이 시작됐다. 남진, 나훈아가 불꽃 튀는 팬심 대결의 양대산맥을 이뤘다. 남진이 ‘님과 함께’를 들고 나오면 나훈아가 ‘고향역’으로 맞불을 놓으며 전국을 뒤흔들었다. 이에 가수로 성공해 팔자를 바꿔보려는 무림의 고수(?)들이 서울로 서울로 몰려들어 송창식, 조용필, 서태지, BTS(방탄소년단)에 이르렀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성공한 스타(Star) 가수나 탤런트, 배우가 되는 길은 하늘의 별을 따는 일만큼 힘들다.

1990년대 산업화에 성공하자 이번에는 정보통신업계에 골드러시가 일어났다. 소위 ‘컴통텔’로 불렸던 닷컴시대, 벤처기업 주식투자 광풍이 일었다. 세태의 변화를 앞서 읽은 젊은이들이 이메일, 커뮤니티, 검색 같은 낯선 용어로 점철된 기업들을 창업해 부침을 거듭하며 싸이월드와 새롬기술(다이얼패드)은 사라졌고 네이버, 다음은 신성장을 이끄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싸이월드와 새롬기술이 페이스북과 구글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던 이유는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노리는 안목이 짧아서였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의 금광으로 가는 Route66 도로는 정보화시대의 새로운 금광 실리콘밸리로 화려하게 부활, TGIF 전성시대를 불렀다. 원래 TGIF는 ‘Thank God It’s Friday 즐거운 금요일(불금)’이지만 실리콘밸리에서는 세계를 혁신하는 ‘트위터(T), 구글(G), 아이폰(I, 애플), 페이스북(F)’의 뜻으로 통한다. 동영상 플랫폼으로 세계를 휘어잡은 유튜브(YouTube)는 구글의 사업 중 하나다.

누구나 유튜브에 채널을 개설해 자신이 만든 콘텐츠를 올리는 유튜버가 될 수 있고, 구독자 수와 시청시간에 비례해 광고수익을 더 많이 올릴 수 있는 구조다. 이에 7세, 8세 어린이들이 장난감 리뷰 채널로 건물주가 되는 노다지가 유튜브에서 터지자 전세계 고수(?)들의 유튜브 러시가 절정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세상은 만만치 않다. 우수마발(牛溲馬勃)이 유튜브로 몰려드는 만큼 그곳에서 수익을 올리는 고수 유튜버가 되는 길 또한 하늘의 별 따기보다 더 힘든 일이 됐다.

그러나 어려울 뿐이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남다른 창의로 무장한 ‘양질’의 콘텐츠 생산을 지속할 수만 있다면 길은 열려있다. 먼저 시작해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는 유튜버 선배 16명이 자신들의 비법을 가감 없이 전수해 주는 책이 《유튜버가 말하는 유튜버》이다. 무턱대고 시작하지 말고 공부하고 시작하자. 밑천이 달리자 가짜 뉴스와 자극적 내용으로 오직 돈벌이만을 위해 구독자들을 기만하고 선동하는 악화 유튜버를 몰아내는 양화가 되자. 기왕 도전할 거면 장차 세계를 뒤흔들 콘텐츠를 구상하자.

▲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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