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탈북민, 강화도 철책 밑 배수로 통해 재입북”
  • 이혜영 객원기자 (applekroop@naver.com)
  • 승인 2020.07.2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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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망 피해 탈출 후 헤엄쳐 북으로 넘어간 듯
코로나 환자나 접촉자로 분류되진 않아
지인 성폭행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 강화도 철책 아래 배수로를 통해 재입북 한 것으로 추정되는 탈북민 김모(24)씨 ⓒ 연합뉴스
지인 성폭행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 강화도 철책 아래 배수로를 통해 재입북 한 것으로 추정되는 탈북민 김모(24)씨 ⓒ 연합뉴스

군 당국은 최근 재입북 한 탈북민 김모(24)씨가 강화도의 철책 밑 배수로를 통해 북한으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했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군은 관계 기관과 공조 하에 해당 인원이 월북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를 강화도 일대로 특정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또 "해당 인원을 특정할 수 있는 유기된 가방을 발견하고 현재 정밀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합참은 현장 조사를 통해 강화도 북쪽 철책 배수로에서 김씨의 가방을 발견했으며, 가방 안에는 김씨와 관련된 물품이 담겨 있었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김씨가 월북하면서 철책을 직접 뚫진 않았지만, 철책 밑 배수로를 통과한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철책엔 과학화경계장비가 설치돼 있어 발각될 위험이 높지만 배수로의 경우 감시망을 피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19일'이라고 특정한 월북 시기에 대해서는 "월북 시기를 특정하고 있지만, 기상이나 당시에 여러 가지 여건 정밀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김 실장은 전했다.

군 당국은 전날 북한이 "개성시에서 악성비루스(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7월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한 후 월북자를 김씨로 특정해 조사 중이다.

김씨가 월북한 경로로 추정되는 강화 교동도 등 한강 하구 일대는 북한과의 최단 거리가 1.3∼2.5km에 불과해 탈북민들이 물때에 맞춰 수영으로 귀순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곳이다. 2017년 탈북한 김씨도 한강 하구를 헤엄쳐 교동대교를 통해 넘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지난달 강간 혐의로 한 차례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은 뒤 경찰에 입건됐고,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 그는 6월12일 오전 1시20분께 김포시 자택에서 평소 알고 지낸 여성 A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주장했으나 DNA가 검출돼 범죄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월북한 김씨가 코로나19 환자나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전날 언론 등에서 제기되고 있는 특정인은 질병관리본부 전산시스템에 확진자로 등록돼 있지 않고, 접촉자 관리 명부에도 등록이 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이분이 코로나19 의심 환자인지에 대한 부분은 우리 쪽 자료로는 확인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람에 대한 접촉이 잦았다고 생각하는 2명에 대해서도 전날 진단검사를 한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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