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에 숙면 취하는 법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7.20 15:00
  • 호수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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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 온도 24도 정도로 유지하고 술·야식은 피해야

7월부터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고 저녁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가 나타나는 날이 늘어나고 있다.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해 종일 피곤하고 졸린 사람도 많아졌다. 숙면을 하기 위해서는 기온과 습도 등이 적정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 열대야가 있을 때는 기온과 습도가 높아 잠을 깊이 잘 수 없게 된다.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고 피로, 짜증, 무기력증, 두통,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잘 때 사람이 쾌적하다고 느끼는 온도는 15.6~20도 사이다. 하지만 외부 기온에 따라 최적 온도가 달라질 수 있어 겨울에는 낮아지고 여름에는 높아진다. 여름철 밤에 에어컨을 켜고 푹 잘 수 있는 온도는 24도 정도다. 지나친 냉난방으로 건강을 해치지 않는 실내 온도 범위인 건강 온도는 실내외 온도 차 5도 이내다. 예를 들어 실외 온도가 31도인 낮이라면 26도 정도가 건강 온도가 된다.

선풍기를 틀고 잘 경우 선풍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인체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몸과의 거리를 0.5m 이상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창문을 닫고 선풍기를 틀고 자면 사망 위험이 커진다는 속설이 있었지만 사실 문을 닫고 선풍기를 튼다고 해서 저체온증에 빠지거나 질식해 사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열대야에 뒤척이다가 술을 마시고 잠을 청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알코올은 깊은 잠을 방해해 자주 깨게 되고 자는 동안 갈증을 느끼거나 화장실을 가게 만든다. 도리어 숙면을 어렵게 한다. 특히 더운 날씨로 인해 혈관이 확장된 상태에서 술을 마시면 더 덥게 느껴지기도 한다.

ⓒ시사저널 최준필
ⓒ시사저널 최준필

자기 전 TV 시청이나 스마트폰 사용 피해야

더위를 피하기 위해 자기 전에 찬물로 샤워를 하면 피부혈관을 수축시켜 외부로 체열을 배출하는 것을 방해한다. 오히려 체온이 올라가고 잠을 방해한다. 교감신경을 자극해 각성효과를 낼 수 있어 잠을 쫓을 수 있다. 따라서 잠자리에 들기 한두 시간 전에 40도 정도의 미지근한 물로 목욕이나 샤워를 하면 체온을 낮추고 숙면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적당한 운동은 숙면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늦은 밤에 운동하면 교감신경이 자극돼 오히려 숙면을 방해하므로 가급적 오전이나 낮 시간에 운동하는 것이 좋다.

열대야 속에서는 면이나 마 소재의 땀을 잘 흡수할 수 있는 헐렁한 반소매 옷을 입고 얇은 이불을 덮고 자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야식은 위장에 부담이 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저녁 시간에 물을 많이 마시거나 수박 같은 수분이 다량 함유된 과일을 많이 먹으면 수면 중 소변 때문에 잠을 깨기 쉬우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TV를 시청하거나 스마트폰을 보면 TV나 스마트폰의 밝은 빛이 뇌에서 멜라토닌이라는 물질의 분비를 억제하고 긴장을 유발함으로써 수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숙면은 종일 활동한 내 몸에 휴식의 효과를 주고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기분이 좋아지게 하며 학업과 업무 수행능력을 높인다. 그리고 건강 체중을 유지하도록 돕고 고혈압, 심혈관질환, 당뇨병 등 대사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까지 있다. 열대야에 현명하게 대처해 여름철 건강을 지키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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