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아이마저…기록적 폭우에 인명피해 속출
  • 이혜영 객원기자 (applekroop@naver.com)
  • 승인 2020.08.0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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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산사태로 매몰된 주민 5명 사망
섬진강 제방 붕괴…전국 산사태 위기 경보
8일 오전 전남 곡성군 오산면의 한 주택이 산사태로 처참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전날 오후 8시29분께 발생한 산사태로 주택 3곳에서 매몰된 주민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 연합뉴스
8일 오전 전남 곡성군 오산면의 한 주택이 산사태로 처참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전날 오후 8시29분께 발생한 산사태로 주택 3곳에서 매몰된 주민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 연합뉴스

기록적인 폭우가 이틀째 쏟아진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인명피해 규모가 늘고 있다. 

8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께 전남 담양군 무정면에서 폭우로 침수된 집을 빠져 나오다 실종된 A(8)군이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수색 작업을 벌이던 소방당국은 오후 1시20분께 집에서 50~60m 떨어진 지점에서 숨진 A군을 발견했다. 

경찰은 A군이 대피 도중 무너져내린 주택 잔해 더미에 묻혀 휩쓸려 떠내려 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전남 곡성에서는 산사태로 인해 마을 주민들이 매몰되면서 현재까지 5명이 사망했다. 이날 오후 1시43분께 곡성군 오산면 성덕마을 산사태 현장에서 A(73)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이 곳에서는 전날 오후 8시29분께 집중호우로 지반이 약해진 탓에 야산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그대로 주택 5채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날 매몰 현장에서 김아무개(71·여), 윤아무개(53·남), 이아무개(60·여)씨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또 수색을 재개한 이날 오전 현장에서 이아무개(73·여)씨를 발견했지만 숨졌다.

8일 오후 전북 남원시 금지면 귀석리 금곡교 인근 섬진강 제방이 붕괴하면서 인근 마을이 물에 잠겼다. 남원에는 이날 하루 300㎜가 넘는 장대비가 쏟아졌다. ⓒ 연합뉴스
8일 오후 전북 남원시 금지면 귀석리 금곡교 인근 섬진강 제방이 붕괴하면서 인근 마을이 물에 잠겼다. 남원에는 이날 하루 300㎜가 넘는 장대비가 쏟아졌다. ⓒ 연합뉴스

이틀 동안 내린 물폭탄에 섬진강 제방도 무너졌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50분께 전북 남원시 금지면 귀석리 금곡교 인근 섬진강 제방 50~100m 가량이 붕괴했다. 당국은 현재 제방 붕괴 현장에 접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정확한 피해 규모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제방 붕괴 전 섬진강 수위가 급상승하면서 귀석리 3개 마을 주민 190여 명은 모두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변 농경지와 주택 70여 가구 등이 침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1시 30분께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사고에 대응하고 있다. 

산림청은 남부를 강타한 폭우가 중부지방으로 확대되는 등 큰 피해가 우려된다며 이날 정오를 기해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의 산사태 위기 경보를 가장 높은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 발령했다.

산림청은 기상청의 강우 예보와 초단기 강수예측 등에 근거할 때, 전국이 집중호우로 인한 대규모 산사태 발생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판단했다. 

산사태 위기경보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4단계로, 심각 단계 발령은 산사태 위험이 가장 크다는 의미다.이에 따라 전날 심각 단계가 발령된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세종,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등 12개 시도에 이어 서울, 인천, 경기, 강원 등 4개 시도의 위기 경보가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 조정됐다.

박종호 산림청장은 "산사태 취약지역 등 피해 우려가 있는 지역에 계신 국민들께서는 긴급재난 문자, 안내방송 등에 따라 선제로 신속하게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8일 오전 광주 광산구 산막동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보트를 이용해 이재민을 구조하고 있다. 광주전남지역은 이틀간 내린 폭우로 도로가 잠기고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 연합뉴스
8일 오전 광주 광산구 산막동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보트를 이용해 이재민을 구조하고 있다. 광주전남지역은 이틀간 내린 폭우로 도로가 잠기고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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