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유니콘⑨ 파킹클라우드] 스마트 주차장으로 편리함을 ‘파킹’하다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0.08.26 10:00
  • 호수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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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입은 주차장, 소비자·사업주 ‘윈-윈’
비대면 결제·논스톱 출차 기술로 1초에 9대 주차

전기차 시대는 이미 다가온 오래된 미래다. 전기차 다음으로 다가올 미래는 무엇일까. 답은 나와 있다. 자율주행차 시대다. 전 세계 모든 자동차 기업이 예고된 미래를 차지하기 위해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각축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또 하나의 전장이 있다. 바로 ‘스마트 주차시장’이다. 주차장이 자율주행 시대의 ‘시작이자 끝’이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시대엔 자동차를 소유할 필요가 없다. 필요할 때 자율주행차를 불러 타면 되기 때문이다. 집과 회사에 주차장을 갖출 필요도, 약속 장소에 주차 공간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도 없다. 사용자들은 주차 고민에서 벗어나지만, 자율주행 사업자에겐 주차장 확보가 전쟁이 된다. 이동 수요가 많은 지역에 그만큼 많은 차량을 대기시킬 수 있어야 한다. 전기·수소 충전소에 대한 요구도, ‘라스트 마일(최종 구간)’ 이동수단인 전기자전거나 전동킥보드에 대한 수요도 주차장이 충족시켜야 한다. 그렇게 주차장은 자율주행 시대의 핵심이 된다.

파킹클라우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주차관제설비, 주차관제시스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하나의 종합 솔루션으로 제공한다. ⓒ파킹클라우드 제공 

자율주행 시대엔 주차장이 모빌리티 허브

이미 주차장은 공유경제와 IT를 만나 탈바꿈 중이다. 인공지능(AI) 기술로 무인주차 시스템이 도입됐다. ‘주차 플랫폼’의 등장으로 반나절 이상 놀던 주차장은 수익 창출 공간이 되고 있다. 대형 주차장의 여유 공간은 물류대행업체의 배달 거점으로 활용된다. 주차장을 활용한 사업이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IT 대기업들도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시장분석업체 IoT 애널리틱스는 전 세계 스마트 주차시장이 연평균 14% 성장해 2023년엔 38억 달러(약 4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 주차시장에서 최근 두각을 보이는 스타트업이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주차관제설비, 주차관제시스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하나의 종합 솔루션으로 제공하는 ‘파킹클라우드’다. 국내 최대 주차 플랫폼이 파킹클라우드의 ‘아이파킹’이다. 주차 공간에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주차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있는 기술력 덕택에 아이파킹은 올해 8월 기준 누적 주차 대수가 4억8000대를 돌파했다. 하루 평균 80만 대가 아이파킹을 이용한다. 1초당 9대 이상이 이용한다는 얘기다. 공룡 대기업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 거둔 실적이다. 

파킹클라우드는 남다른 기술력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특히 비대면 결제 시스템이 인기다. 음성인식으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과 하이패스처럼 차에서 내리지 않고 차량 모니터 등으로 결제할 수 있는 ‘카 페이(car pay)’ 등의 서비스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스마트 주차장은 물론 자율주행 시대의 모빌리티 허브라는 미래에 가장 먼저 ‘파킹’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파킹클라우드를 심층 분석했다. 

전국 주요 랜드마크에 파킹한 아이파킹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와 여의도 IFC몰, 광화문 교보문고, 영등포 타임스퀘어, 강남 교보타워, 부산 해운대 엘시티 타워 등 전국 주요 랜드마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아이파킹을 사용하는 곳들이라는 점이다. 전국의 내로라하는 랜드마크들이 아이파킹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답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소비자들이 편리해하기 때문이다. 아이파킹이라는 주차 앱을 사용하면 입차·출차·결제를 손쉽게 할 수 있다. 사전 정산을 위해 키오스크 앞에 줄을 설 필요도, 출차하면서 창문을 열고 낑낑대며 신용카드로 결제할 필요도 없다. 이뿐이 아니다. 소비자들은 목적지 주변의 주차 가능한 장소와 주차 요금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제일 싼 주차장을 바로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주차권도 종일권은 물론 시간 단위로 구매할 수 있고, 사전 구매 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형 쇼핑몰 등에선 주차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런 편리함은 사업주에게도 도움이 된다. 그동안 ‘부차적인 것’으로 여겨지던 주차를 하나의 서비스 또는 상품으로 여길 수 있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우리 소비자들은 높아진 경제력만큼 더 좋은 자동차에 대한 선호도가 커진 것에 비해, 주차 서비스 등에 대한 민감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지금껏 주차 관련 서비스는 별 볼 게 없었고, 주차 요금은 ‘아껴야 하는 비용’에 지나지 않았다.

 

경쟁력은 기술력에서…차량번호 인식률 100% 

아이파킹의 경쟁력은 기술력에서 나온다. 무인 주차관제시스템을 운용하려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플랫폼 모두에서 높은 기술력이 필수다. 입차·출차·결제라는 무인 주차관제시스템이 물 흐르듯 작동하기 위해서는 차량번호 인식 기술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파킹클라우드 관계자는 “아이파킹이 개발한 AI 클라우드 기반의 차량번호 인식 기술은 100%에 가까운 인식률을 기록 중”이라면서 “손상됐거나 숫자 일부가 가려진 번호판, 군·외교 등 특수 번호판도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정확하게 차량번호를 판독한다”고 말했다. 아이파킹은 올해 7월 새로 도입된 8자리 차량 번호판도 100%의 인식률을 보이고 있다. 

통합관제센터도 경쟁력의 한 축이다. 무인 주차장을 정말 ‘무인’으로 운영하려면 반드시 통합관제센터가 있어야 한다. 민원이나 장애 이슈를 즉각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파킹클라우드는 국내 최대 규모의 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기자가 방문한 통합관제센터에서는 150여 명의 직원이 수많은 주차장의 CCTV 화면을 확인하면서 주차 할인 등록을 깜박한 사용자 등의 애로사항을 실시간으로 처리 하고 있었다. 

이는 사업주 입장에서도 편리하다. 아이파킹은 클라우드 방식으로 운영돼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로 입·출차 현황, 매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원격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지속적으로, 그리고 무상으로 이뤄진다는 점은 큰 편리함이다. 신형 번호판이 출시되는 등 돌발 변수가 생겨도 사업주 입장에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애플이 아이폰과 함께 운영체계 iOS를 파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파킹클라우드는 국내 최대 규모의 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하면서 현장에서 발생하는 민원 등을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있다. ⓒ파킹클라우드 제공 

차가 곧 신용카드…‘카 페이’ 시대 열어 

세상 모든 것이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해진 시대다. 주차도 마찬가지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 주차 요금을 결제할 수 있어야 “편리하다”고 할 수 있다. 아이파킹 사용자들은 그럴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 하이패스를 이용하는 것처럼 아이파킹 주차장에서는 무정차로 통과해도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진다. 이 기술의 이름은 ‘카 페이’다. 아이파킹에서는 ‘파킹패스’라고 부른다. 이 기술은 곧 상용화될 것이 분명하다. 지난해 차량 5대당 4대가 하이패스를 이용했다. 소비자들은 한번 익숙해진 편리함에서 절대 내리지 않는다. 

AI 클라우드 무인 주차관제시스템이 카 페이 시스템을 개발하는 토대가 됐다. 근거리 무선통신을 사용하는 하이패스와 달리 출구 AI 카메라가 차량번호를 인식한 후 클라우드에 저장된 차량정보와 카드를 매칭해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아마존이 선보인 무인 계산대 매장인 ‘아마존 고’와 비슷한 개념이다.

파킹클라우드 최고전략책임자인 이화진 총괄부대표는 올해 주차장 산업의 핵심 키워드로 ‘카 페이’를 꼽으면서 “고속도로 하이패스처럼 주차장에서는 파킹패스가 일상화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파킹은 현대자동차그룹과 단독으로 주차장 정보 및 결제 서비스 제휴를 맺었다. 자동차가 핀테크 수단이 되는 ‘카 페이 시대’를 본격적으로 정착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파킹클라우드는 최근 음성 결제가 가능한 비대면 키오스크도 출시했다. KT와 공동개발의 결실이다. 이렇게 고객 편의성을 늘리니 아이파킹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6월 아이파킹의 하루 평균 주차 대수는 48만3000대였는데, 올해 6월은 84만6000대다. 올해 3월 66만8000대, 4월 71만3000대, 5월 79만5000대 등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이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삼성벤처투자그룹,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지금까지 투자받은 금액도 900억원에 이른다. 

파킹클라우드는 빠르게 성장 중이지만 수익성 개선은 큰 숙제다. 영업이익이 아직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화진 총괄부대표는 “수익 개선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면서도 “수익이 안 나는 이유는 R&D 등에 계속 공격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소비자들을 유인할 기술력과 규모의 경제를 먼저 구축하고 있으며, 이 궤도가 일정 수준에 오르면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파킹클라우드는 신사업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매일 꾸준히 쌓이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차종과 제조사 브랜드별 맞춤형 추천 상품 마케팅, 신차·중고차 마케팅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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