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집’ 날리는 위력의 태풍 바비…“역대 최고 수준”
  • 이혜영 객원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8.2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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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69㎞로 매미·볼라벤보다 강력
26일 오후 제주·27일 오전 서울 최근접
제8호 태풍 '바비'가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는 가운데 25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해안가에 강한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 연합뉴스
제8호 태풍 '바비'가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는 가운데 25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해안가에 강한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 연합뉴스

역대급 위력을 가진 태풍 '바비'가 한반도에 근접하면서 태풍 이동경로의 길목에 위치한 제주도는 초긴장 상태다. 바비가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보되면서, 제주를 비롯한 남부지방과 해안 지역은 시설물 등을 긴급 점검하며 대비 태세에 돌입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바비는 25일 오후 9시께 중심기압 945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45m인 강도 '매우 강' 상태로 세기가 세져 26일 오후 9시까지 '매우 강'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바비가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줬던 태풍 '루사'나 '매미'와 맞먹는 강력한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했다. 중심부의 최대 풍속으로 분류되는 태풍의 강도는 초속 25∼33m면 '중', 33∼44m면 '강', 44∼54m면 '매우 강', 54m 이상이면 '초강력'으로 나뉜다. 

초속 15m의 바람이 불면 건물에 붙어 있는 간판이 떨어질 수 있고, 초속 25m에는 지붕이나 기왓장이 뜯겨 날아간다. 바비의 강도와 맞먹는 초속 47m를 시속으로 환산하면 169㎞로, 이는 시속 169㎞로 달리는 차에서 얼굴을 밖으로 내밀 때와 같은 정도의 위력을 가진다. 

이 때문에 바비가 한반도에 '매우 강' 상태로 상륙하면 역대 최고 수준의 피해가 우려된다.

기상청은 "2000년 이후 강도 '매우 강'인 태풍이 한반도에 내습한 사례는 없어 바비의 세력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최대순간풍속도 기존 1위인 2018년 솔릭 당시 초속 62m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003년 태풍 '매미'의 경우 중심기압 954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41m의 강도 '강'의 세력을 유지하며 한반도에 상륙했다. 매미는 2000년대 이후 한반도를 덮친 태풍 중 가장 바람 세기가 강했다. 당시 제주에서는 순간 최대풍속 초속 60m가 관측됐다. 시속으로 계산하면 216㎞에 달하는 엄청난 세기다. 2012년 태풍 '볼라벤' 역시 상륙 당시 중심기압 954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38m의 '강' 상태였다.

강풍을 동반한 8호 태풍 '바비'가 25일 제주 남서쪽 해상으로 올라온다. 기상청은 태풍 바비가 26일 오후 제주도, 27일 오전 서울에 가장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천리안 2A 위성이 찍은 태풍 바비의 모습으로, 태풍의 눈이 또렷이 보일 정도로 강한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 국가기상위성센터 제공
강풍을 동반한 8호 태풍 '바비'가 25일 제주 남서쪽 해상으로 올라온다. 기상청은 태풍 바비가 26일 오후 제주도, 27일 오전 서울에 가장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천리안 2A 위성이 찍은 태풍 바비의 모습으로, 태풍의 눈이 또렷이 보일 정도로 강한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 국가기상위성센터 제공

기상청은 태풍 바비가 제주도 서쪽 해상을 거쳐 가거도와 흑산도 인근을 지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26일 오후께 제주에 , 27일 오전 서울에 가장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비가 서해를 따라 북진하면 우리나라는 태풍의 오른쪽 위험 반원에 들게 된다. 태풍은 반시계방향으로 도는 특성이 있어, 한반도가 태풍 오른쪽에 위치하면 바람의 영향을 크게 받게 된다.

태풍 영향으로 이날 오후 6시부터 제주도 전역에는 최대순간풍속 초속 60m에 이르는 매우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 전 해상과 남해서부 서쪽 먼바다에도 바람이 초속 18∼40m로 매우 강하게 불고 물결도 4∼10m로 매우 높게 일겠다. 현재 제주도 먼바다에는 태풍경보, 제주도 앞바다와 남해 서부 서쪽 먼바다에는 풍랑특보가 발효 중이다.

강풍과 함께 매우 많은 비도 예보됐다. 기상청은 이날부터 27일까지 제주에 100∼300㎜, 산지 등 많은 곳은 5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겠다고 전망했다.

기상청은 "태풍 바비는 과거 태풍 링링, 볼라벤과 이동경로가 비슷하지만 중심 부근 최대풍속만 보면 강도가 더 셀 것으로 예측된다"며 "또 링링, 볼라벤과 달리 오후시간대 제주에 최근접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내일(26일) 외출을 삼가고 태풍 피해가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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