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숭숭한 檢…‘한동훈-정진웅 육탄전’ 조사 감찰부장 사표
  • 이혜영 객원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8.31 10:4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부망에 글 “내가 당해서 싫은 일, 다른 사람에게도 하지 말라”
검찰 인사 후 사표를 제출한 정진기(사법연수원 27기) 서울고검 감찰부장. 정 감찰부장은 '검언유착 의혹' 관련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생한 한동훈 검사장과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검사 간 육탄전을 조사해왔다. ⓒ 연합뉴스
검찰 인사 후 사표를 제출한 정진기(사법연수원 27기) 서울고검 감찰부장. 정 감찰부장은 '검언유착 의혹' 관련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생한 한동훈 검사장과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검사 간 육탄전을 조사해왔다. ⓒ 연합뉴스

'검언유착 의혹' 관련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생한 검사 간 육탄전을 감찰해 온 정진기(사법연수원 27기) 서울고검 감찰부장이 검찰을 떠난다. 

31일 검찰에 따르면, 정 감찰부장은 지난 27일 단행된 중간 간부 인사 직후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정 감찰부장은 검언유착 의혹 사건 피의자였던 한동훈 검사장이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검사를 독직폭행 혐의로 고소하고 감찰을 요청한 사안에 대한 조사를 벌여왔다. 

정 감찰부장은 이날 오전 검찰 내부망에 올린 사직 글에서 "검찰이 여러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는데 홀로 벗어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고 죄송하다"라고 적었다. 

이어 '모든 현상의 실상을 정확히 보아야 바른 견해가 나온다'는 옛 경전 구절을 인용하며 "검찰도 치밀한 증거수집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한 후 올바른 법리를 적용해 사안에 맞는 결론을 내려야 국민이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내가 당해서 싫은 일을 다른 사람에게도 하지 말라는 공자님 말씀처럼 검찰도 사건 관계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공정하게 사건을 처리해 나가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연수원 27기인 정 감찰부장은 이달 초 단행된 고위 간부급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하지 못했다. 최근 중간 간부 인사에서는 대구고검 검사로 전보돼 사실상 좌천됐다는 평이 나왔다.

그는 서울지검 북부지청(현 북부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후 울산지검 특수부장, 인천지검 강력부장 등을 거쳤다. 인천지검 강력부장 시절에는 현대·한화 등 재벌가 2·3세의 대마초 투약 사건을 수사했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장, 목포지청장, 의정부지검 차장검사를 거쳐 올 초 서울고검으로 발령받았다.

한편, 법무부의 이번 인사를 전후로 지난주까지 정 감찰부장을 포함한 10여 명이 사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내달 3일자 인사인 점을 감안할 때 사표 제출 검사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 시사저널
서울중앙지방검찰청 ⓒ 시사저널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