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으로 옮겨 붙은 베스트셀러 ‘조국 흑서’의 불씨
  • 이민우 기자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20.09.02 11:1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베스트셀러 1위 등극에 재조명 받는 조국 사태
최근 이른바 '조국 백서'로 불리는 《검찰 개혁과 촛불 시민》과 '조국 흑서'로 불리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집필진들이 방송 인터뷰·SNS 등을 통해 날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이른바 '조국 백서'로 불리는 《검찰 개혁과 촛불 시민》과 '조국 흑서'로 불리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집필진들이 방송 인터뷰·SNS 등을 통해 날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른바 ‘조국 흑서(黑書)’로 불리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이하 조국 흑서)를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조국 흑서가 베스트셀러에 등극하자 여권을 비롯한 조국 옹호 진영에서 평가절하하는 반응을 내놨다. 이에 조국 흑서 저자들이 반발하면서 논란을 키우는 양상이다.

조국 흑서는 조국 전 장관과 문재인 정부를 위선적이라고 비판하는 공저자들의 대담집이다. 지난달 24일 출간된 이 책은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8월27일 발표된 온라인서점 예스24의 8월 넷째주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이 책은 조국 전 장관 지지자들이 만든 '조국 백서' 에 맞불을 놓기 위해 기획됐다. 일주일 전 통계에서 1위를 차지했던 '조국 백서(白書)' 《검찰 개혁과 촛불 시민》은 8위로 밀어냈다. 

관심이 커지자 정치권에서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조극 흑서에 대해 "건국이래 어떤 한 개인에 대해서 그렇게 수많은 언론의 공격이 있었던 사례는 없었다"며 "이미 지난 1년 동안 나온 모든 기사가 다 '흑서' 역할을 하고 있는데, 거기에 뭘 한 수를 더 하느냐"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흑서를 100권 낸다 해도 바뀌지 않는다. 40%는 문제 있다고 보는 거고 ‘린치당한 거다’ 이렇게 보는 거다"고 덧붙였다.

조국 흑서에 공저자로 참여한 진중권 전 교수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진 전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이가 당의 최고위원을 하고 있으니, 민주당에 망조가 든 것"이라며 "조국린치라고 생각한다는 말도 과장이지만, 그게 맞다 하더라도 그 말을 뒤집으면 곧 여론의 60%는 조국 린치가 아니라고 믿는다는 얘기"라고 반응했다. 그는 "조국에 대한 사회적 평가는 여론에 밀려 장관직에서 물러날 때 이미 끝난 것"이라며 "거기에 집착하는 것은 아직 '조국'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40%의 콘크리트를 유지하는 데에 지지자들을 서초동으로 불러냈던 그 허구의'서사'가 아직 필요해서 그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조국 백서와 조국 흑서 저자들의 논쟁도 있었다. 조국 백서의 필진인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은 8월31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개혁을 제대로 하려는 조국 전 장관에 대한 검찰의 길들이기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비판은 자유지만 문재인 대통령 팬덤 자체를 가지고 비난하는 것은 졸렬해 보인다"고 했다. 최 전 의원은 조국 흑서 집필진을 향해선 "권력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분들"이라며 "정보 전달 경로에서 조금 객관적이지 않은 오류가 발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선 민변 출신 권경애 변호사가 나섰다. 권 변호사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런 특권층의 담합에 의한 스텍만들기 위조행위를 업무방해죄로 처벌하는 것이 대한민국 형법"이라며 "이런 기막힌 웅변을 우리는 조국사태 초기부터 정권 핵심 인사들과 그 옹호자들에게서 줄기차게 들어왔다"고 했다. 이어 "초엘리트층은 일반 서민이 갖지 못한 관계들 통해 다들 수 개의 입학전형 서류를 위조했다는 말을 저렇게 당당히 떠들 수 있는 전도된 세상에 대한 답답함이 대담집(조국 흑서) 인기의 원인이겠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