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 통합신공항이 대구·경북 발전 교두보 될 것”
  • 심충현 영남본부 기자 (ckorea21@hanmail.net)
  • 승인 2020.09.13 14:00
  • 호수 161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드라마틱했던 ‘통합신공항 이전’ 결정 이끌어낸 김영만 경북 군위군수

김영만 경북 군위군수는 본지 인터뷰에서 “대구시로 편입되는 ‘미래 공항도시 군위군’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이 세계 허브공항으로서 도시 발전을 주도했듯 군위군이 통합신공항 인근에 ‘항공클러스터’를 만들어 지역경제 발전의 산파역을 하겠다는 것이다. 

9월4일 군수 집무실에서 만난 김 군수는 “통합신공항 이전지로 군위군 소보와 의성군 비안 공동후보지가 확정되면서 대구·경북 발전을 위한 큰 걸음을 내디뎠다”면서 “군위군이 공항 개항 일정에 맞춰 항공클러스터·신도시 조성과 도로·철도 등 광역교통망을 구축하면 산업 가치로 이어지는 혁신 경제권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방부는 지난 8월28일 ‘대구 군공항 이전부지 선정위원회’를 열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지를 ‘소보-비안(공동후보지)’으로 결정했다. 2016년 6월 정부의 ‘대구공항·K-2군공항 통합이전 계획’ 발표 이후, 4년여 동안 진행되던 통합신공항 이전지 선정 절차가 모두 마무리된 것이다. 국방부가 계획하는 통합신공항은 15.3㎢ 규모다. 통합신공항 역시 대구공항처럼 군사·민간 공항을 겸해 쓴다.  

김 군수가 구상 중인 ‘항공클러스터’, 즉 군공항과 민간공항은 대구시와 국토부가 각각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조만간 김 군수는 권영진 대구시장 등을 만나 신도시 구상을 설명하고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항공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대구시 등과 머리를 맞대겠다”면서 “군위와 의성, 대구·경북이 상생할 수 있는 혁신 경제권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만 경북 군위군수 ⓒ군위군
김영만 경북 군위군수 ⓒ군위군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지 선정은 한 편의 드라마처럼 우여곡절이 많았다.

“참 감회가 새롭다. 그동안 통합신공항 유치와 관련해 군민들 간 격렬한 찬반 대립, 삭발 시위, 군위군수 허수아비 화형식, 거리의 수많은 붉은 깃발, 주민소환 각하 등 군위군 역사상 유례없는 일들을 겪었다. 그 속에는 반대를 위한 반대, 각종 비방과 억측이 난무하기도 했고, 특정인을 감정적으로 비난하는 일도 있었다. 군위군과 군민들이 겪지 않아도 될 많은 상처도 남겼다. 7월3일 국방부 ‘대구 군공항 이전부지 선정위원회’에서 군위군 우보 단독후보지와 군위와 의성의 소보-비안 공동후보지 모두 부적합 결정이 났고, 공동후보지의 경우 적합 여부 판단을 7월31일까지 유예하면서다. 그때까지 군위군이 소보 지역 유치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공동후보지도 자동으로 부적합된다고 의결했다. 

이후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 국방부 등 모든 기관·단체는 우리 군위군만 바라보는 상황이 됐다. 대구와 경북의 모든 시장·군수·구청장 등이 잇달아 군위군을 방문하며 설득에 나섰다. 심지어 경북도는 7월20일 군위읍에 도지사 이동 집무실을 설치·운영하기도 했다. 특히 도지사 이동 집무실 설치 첫날부터 단 3일 만에 경북의 59개 단체 1300여 명의 시·도민이 우리 군위군으로 몰려와 군민들을 일일이 만나 설득하고 호소했다. 지난 7월 한 달은 마치 1년 아니 10년의 시간을 보낸 것 같았다.”

통합신공항 이전지를 당초 우보 단독후보지에서 소보-비안 공동후보지로 변경한 것이 최대 난관이었던 셈인데.

“군수는 정책을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사람이 아니다. 또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물론 내가 우보 단독후보지를 선호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결정은 군민이 하는 것이다. 지난 주민투표에서 군민이 우보를 선택하면서 군수인 나는 군민의 뜻을 받드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 여겼다. 갖은 압박과 고립 속에서도 우보를 고수한 것은 군민의 뜻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이후 군위 군민의 여론이 바뀌기 시작했다. 대구·경북·국방부의 중재안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군민 여론이 공동후보지를 유치신청 하자는 쪽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내가 우보를 고수한 것도, 소보를 유치신청한 것도 군위 군민의 뜻을 따랐을 뿐, 다른 뜻은 없다. 무엇보다도 ‘대구·경북 발전을 위해서 통합신공항이 절대 무산되면 안 된다’는 대구 시민과 경북 도민들의 마음을 저버릴 수 없었다.”

이번 선정 과정에서 특히 김 군수의 협상력과 뚝심이 지역 내에서 큰 화제가 된 듯하다.

“협상이란 게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요구만으로 성사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이번 공동합의문은 군위군이 요구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게다가 군위군은 어떤 조건을 내걸고 공동후보지를 유치신청 하겠노라 이야기한 적도 없다. 다만 군민 여론의 변화 추이에 따라 공동합의문을 좀 더 공고히 할 필요가 있었다. 특히 합의문 내용 중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 문제는 단순히 경북지사와 대구시장이 동의한다고 해서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때문에 양 시도 의원의 동의를 원했고, 각종 지원책 역시 지역 정치인의 도움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탓에 대구·경북 지역 국회의원의 동의를 요구한 것이다. 군위 군민이 공동합의문을 신뢰했고, 군수가 그 합의문이 공수표가 되지 않도록 만들었을 뿐, 결코 협상의 대가는 아니다. 군수로서 단지 책임을 다했을 뿐이다.”

7월30일 대구ㆍ경북 통합신공항 소보-비안 공동후보지 합의 발표 현장의 김영만 군위군수(가운데). 그의 좌우는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 ⓒ 군위군 제공
7월30일 대구ㆍ경북 통합신공항 소보-비안 공동후보지 합의 발표 현장의 김영만 군위군수(가운데). 그의 좌우는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 ⓒ 군위군 제공

공동합의문 내용들이 실제로 실현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최근 군위 군민들은 미래 공항도시 군위군의 모습을 상상해 보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대구광역시·대구광역시의회, 경상북도·경상북도의회, 대구·경북 지역구 국회의원 등이 공동 합의한 것이 모두 실현되면 군위군의 지도 자체가 바뀌기 때문이다. 합의사항 중 무엇보다도 군민들이 가장 고무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바로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이다. 이미 군위군은 관할구역 변경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8월13일 군의회가 찬성 의견을 채택한 데 이어 군위군은 8월17일 대구시와 경북도에 관할구역 변경 신청서를 제출했다. 군민들은 앞으로 군위군이 대구시로 편입되면 인구 유입과 도시 인프라 조성뿐만 아니라 부동산 가격 상승 등 긍정적인 효과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도 2021년까지 수립되는 기본계획에 포함된 민항·군 영외관사를 확정 지어야 하며, 공항신도시·공무원연수시설·군위군 관통도로를 구체화하는 업무도 시급하다. 지역 정치인 모두가 동의한 내용이라 이행은 걱정하지 않지만, 그 시기가 2028년 개항에 맞춰져야 하기 때문에 사실 마음이 급하다.”

통합신공항 유치를 통한 군위군의 발전방향은.

“통합신공항으로 인해 군위와 의성에 항공클러스터가 들어서고, 기내식 관련 농업분야도 성장할 것이다. 군위에는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한 농업기반과 황금배·오이 등 각종 특산물이 있다. 기내식 분야 외에 해외수출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또 ‘삼국유사의 고장’인 군위의 관광 인프라를 더욱 확충해 전 세계인이 찾는 관광군위를 만들겠다. 고 김수환 추기경 생가와 천년고찰 팔공산 등이 군위군 일대에 분포해 있고, 삼국유사 관련 관광 기반이 마련돼 있다. 이를 좀 더 발전시켜 누구나 찾을 수 있는 군위를 만들겠다. 통합신공항, 항공클러스터, 농업클러스터, 관광 인프라를 성공시키면 깜짝 놀랄 군위가 될 것이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