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김종인, 자기 정치 아닌 당을 위한 정치 해야”
  • 이원석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0.09.14 14:00
  • 호수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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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안철수는 정권교체 절대 상수”

여의도 정가에서는 지금 제1야당 국민의힘엔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그리고 장제원 의원 셋만 보인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과 주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니까 당연하다 해도, 장 의원을 주목하는 시선은 뭘까. 사실상 김종인 독주 체제인 국민의힘에서 끊임없이 김 위원장을 향해 ‘독선적’이라며 쓴소리를 던져온 탓이다. 그렇게 생긴 ‘김종인 저격수’라는 별명에 대해 그는 “동의하기 힘들다. 오히려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오히려 ‘김종인 리스크’로 번질 수 있는 김 위원장의 독주에 대한 견제라는 뜻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비롯해 정치권에서 거론되고 있는 야권 잠룡들에 대해 김 위원장은 “관심 없다”며 계속 선긋기를 해 왔다. 이로 인해 ‘김종인 대망론’이 불거지기도 했다. 장 의원은 이에 대해 “전혀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당 밖의 잠룡으로 거론되는 홍준표·김태호 등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론을 본격적으로 제기했다. 시사저널은 9월9일 국회에서 장 의원을 만났다.

ⓒ시사저널 이종현
ⓒ시사저널 이종현

김종인 비대위원장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며 ‘김종인 저격수’라 불린다.

“‘저격수’란 말에 동의하기 힘들다. 오히려 김 위원장의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지금 언론에서 김 위원장의 변화에 대해 칭찬하는 지점도 있지만, 그의 리더십이 독선적이다. 당내 토론과 협의, 나름 변화에 대한 진통 그런 것들 없이 일방 독주하고 있지 않나. 결국 이게 ‘김종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데 그런 것들을 당내에서도 견제할 수 있는 얘기들이 나와야 당이 건강해진다고 본다. 나는 황교안·홍준표 전 대표 때도 그랬다. 내가 권력투쟁을 하는 건가. 김 위원장을 비판한다고 어떤 개인 이익이 있나.”

김 위원장의 어떤 모습들을 ‘독주’ ‘독선’이라고 생각하나.

“당내에 어떤 소통과 어떤 대화가 있나. 정강정책을 만들 때 적어도 3선 이상 의원들과의 토론이라도 있었나. 아니면 의총에 붙였나. 그리고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대하는 모습, 안 대표가 그래도 우리 범야권이 함께 가기 위해선 가장 중요한 연대 파트너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관심이 없더라도 우리 당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본인은 김종인 개인이 아니다. 가장 큰 연대의 상대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 우리의 1번 목표는 정권교체다. 그러기 위해선 범야권이 통합해야 한다.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길 다 하는 건 올바르지 않다고 본다.”

김 위원장 취임 후 지난 100일을 평가하면?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변화를 위한 노력 속, 한계도 분명히 드러낸 100일이었다. 한계라는 건 먼저 말한 독선적 리더십, 그리고 정책적 분야에 있어서 기본소득·전일보육제·교육개혁 이슈만 제기했지 전혀 디테일이 없다. 숙제만 냈지 답이 없는 셈이다. 또 광화문 집회의 프레임에 걸렸다. 미리 ‘저희 더 열심히 국회서 싸우겠다. 조금 더 믿어주시고 집회 참석 자제해 달라’고 했다면 민주당의 덮어씌우기 정치공세가 안 먹혔을 거다. 그런데 어정쩡한 태도를 보였다. 내심 집회가 대규모로 벌어져 곁불 쬐기를 하고 싶었던 건지는 모르겠으나, 덫에 걸렸다.”

일각에서 나오는 ‘김종인 대망론’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 본인이 하고 싶은지 안 하고 싶은지 그건 알 수가 없다. 근데 몇 가지 대선주자로서 조건이 있다. 제일 중요한 게 대중 친화력인데, 김 위원장은 진영을 옮겨가며 다섯 번 비례대표 의원과 두 번의 당 대표를 했는데 전부 직접적인 국민의 심판을 받아본 적이 없다. 그리고 최근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1%대가 나왔다. 지난 100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언론의 동향들 대부분 칭찬 일색이었음에도 황교안 전 대표보다 낮다는 건 대중이 대권후보로 인식하지 않고 있단 얘기다. 정치는 워낙 생물이기에 예단은 못 하지만 저는 김종인 대망론의 실체는 없다고 본다.”

‘당에 인물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여권에도 이낙연·이재명밖에 더 있나. 우린들 서울시장 지낸 사람(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없나, 국회의원 3선과 제주지사 두 번 지낸 사람(원희룡 제주지사)이 없나, 젊은 사람들 지지받는 유승민 전 의원이 없나. 안 전 대표도 범야권 대선후보다. 무소속에 김태호·권성동·홍준표 의원도 있다. 내년 6월이면 대선, 올 연말이면 서울·부산시장 보궐 레이스가 시작된다. 후보들에게 마이크를 나눠줘야 한다. 김 위원장이 독점하면 안 된다. 자기가 빛이 나는 게 아니라 선수들이 빛이 나도록 해 줘야 한다. 대통령 후보는 절대 하늘에서 안 떨어진다. 얼마나 많은 검증과 들판의 비바람을 맞아야 하는 자리인데 그걸 ‘깜짝 발탁’한다는 발상은 너무 리스크가 크다.”

김 위원장이 안철수 대표 등과 선을 긋는 이유는 뭘까.

“왜 그렇겠나. 뻔한 거 아닌가. 이 사람도, 저 사람도 싫으면 누구겠나. 그 의도에 대해선 더 좋은 의도가 있길 바란다. 자신을 비워야 당이 산다.”

최근 무소속 의원 4인의 복당 문제를 꺼냈다.

“김 위원장이 당이 안정되면 거론하겠다는데, 안정되는 게 언젠가. 그 4인이 들어와 당이 흔들릴 정도로 자신이 없나. 당이 그렇게 나약한가. 다양성이 확보된 정당이 돼야 튼튼한 정당이 된다. 내가 가는 방향하고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 내가 완전히 확고해지고 난 다음에 들어와라? 그건 전체주의적 정당이다. 당이 너무 폐쇄적이다. 김 위원장의 이러한 정치를 ‘쇄당정치’라고 보는데, 부디 반문재인 진영의 독보적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자기 정치가 아니길 바란다. 또 저는 홍 의원이나 이런 분들도 당의 큰 인물로서 대권에 도전하기 위해선 좀 더 크게, 범야권 진영에서 자기와 다른 사람과도 함께 갈 수 있는 포용력 있으면 좋겠다. 쓴소리는 우리가 하겠다. 김 위원장, 홍 의원에 다 요구하고 싶은 거다.” 

장 의원이 주관하는 9월15일의 ‘미래혁신포럼’에 안 대표를 초청했다.

“공교롭게도 김 위원장이 안 대표에 대해 ‘관심 없다’고 얘기한 다음 날 발표가 돼서, 어떤 정치적 구도를 만든 것처럼 됐는데 사실 7월말에 약속을 했었다. 개인적 인연을 떠나서 저는 안 대표란 사람이란 변수, 그가 후보가 될지 연대 대상이 될지 모르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우리 정권교체에 있어 절대 상수라고 본다. 가장 큰 연대의 대상인 그가 (15일에) 야권 혁신 과제를 얘기할 거다. 그가 던지는 야권 혁신 과제가 (국민의힘과) 비슷하면 연대 가능성은 클 것이고, 정책 연대, 사람 연대 과정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과정, 안철수로 상징되는 중도세력과 교감을 갖는 물꼬를 튼다는 점에서 (이번 포럼이) 정치적으로 참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인터뷰 당시 9월15일로 예정되었던 미래혁신포럼은 이후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9월23일로 연기되었다.)

연대에 대한 안철수 대표의 마음은 어떨까.

“당일에 들어보자(웃음).”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논란이 뜨겁다.

“아들 문제 이전에 추 장관의 가장 큰 문제는 5선 국회의원 출신이고 의회에서 자신이 정치적 입지를 가진 분인데, 그런데 이렇게 의회를 무시하고 야당을 무시하고 오만하게 대할 수가 없다. 추 장관만 오면 국회가 막장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아들 휴가 문제, 통역병 부탁, 딸 비자 특혜, 그야말로 법치 구현할 장관이 자녀들에 대해 ‘엄마 찬스’로 특혜와 반칙이 있었던 거 아니냐. 조국 복사판이다. 본인이 억울하면 스스로 특검 요구하고, 특검 통해 진실 규명하는 게 맞지 않나. 특히 이낙연 민주당 신임 대표는 이번 국정감사가 정책감사가 될 수 있도록 해 주기 바란다. 추 장관을 비롯해 부동산 정책을 잘못 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의 인적 쇄신을 통해 새로운 집권세력의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결자해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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