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교도소 운영자 박씨는 누구?
  • 정락인 객원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9.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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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거주 박씨, 자신의 사촌 여동생이 ‘n번방’ 피해자라고 밝혀

디지털교도소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현재 베일에 싸여 있다. 다만 일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운영자가 해외에 거주하는 박아무개씨인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지난 2월말부터 인스타그램에 웰컴투비디오 사건을 비판하는 계정을 운영했다. n번방 사건이 터지면서 사촌 동생이 피해자라는 것을 알게 됐다. 도메인도 n번방에서 따왔다고 했다.

그는 사법부가 피해자는 보호하지 못하고 범죄자 인권만 챙긴다고 보고 분개했다고 한다. 특히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처벌이 약하다고 판단해 직접 신상 공개를 결심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미리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반인륜적 범죄자들의 신상을 하나씩 공개했다. 그러다 신상이 공개된 피의자가 댓글을 단 네티즌을 고소하는 일이 생겼다. 그는 인스타그램이 안전하지 못하다고 판단해 ‘디지털교도소’를 만들었다.

박씨는 마음껏 범죄자들을 비판할 수 있도록 “모든 댓글은 대한민국에서 처벌이 불가능하다”며 “표현의 자유를 누리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이트는 동유럽권 국가 벙커에 설치된 ‘방탄 서버’에서 강력히 암호화돼 있어 대한민국의 사이버 명예훼손, 모욕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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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디지털교도소 운영에는 조력자 등 약 50여 명이 활동한다고 밝혔다. 신상 공개를 위해 사건을 보도한 기자들에게 메일을 보내 정보를 수집하고, 카페 같은 커뮤니티나 SNS도 찾아본다는 것이다. 판결문을 입수해 살펴보는 등 다양하게 정보를 수집한다고 말했다. 디지털교도소 수감 원칙은 혐의가 부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입증되고 누구나 공감할 만한 범죄자라면 수감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정 사건의 범죄 사실이 확인되면 회의를 통해 수감 기준을 정한다. 흉악범의 경우 무기징역을 받아도 20년이 지나면 모범수로 석방될 수 있어 신상 공개 기간을 30년으로 정했다고 한다.

박씨는 경찰 수사에 대해 “처음부터 사실 적시 명예훼손을 감안하고 운영했다”며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검거되지 않을 거라 자신한다”고 밝혔다. 또 자신이 잡혀도 계속 운영할 사람들이 있다고도 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법의 공정성을 느끼는 날까지 교도소 운영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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