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으로 스타트up] 비대면 중심에서 주목받는 뉴플로이의 도약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0.09.29 14:00
  • 호수 161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니콘으로 스타트up] ①뉴플로이
출퇴근 기록에서 급여 아웃소싱까지…근로 데이터 서비스의 퍼스트 무버

[편집자주] 시사저널은 1589호부터 ‘차세대 유니콘’ 기획을 10회에 걸쳐 연재했다. 패션, 부동산, 크라우드펀딩 등 각 분야에서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원 이상 기업)으로 도약 중인 스타트업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제 도래한 위드 코로나 시대, 비대면이 확장되고 디지털·환경·AI 등 다양한 과제가 부각되고 있다. 변화된 시장 환경에 발맞추며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많다. 시사저널은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건전한 벤처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이번 호부터 ‘유니콘으로 스타트up’ 기획을 연재한다.

회사는 스스로 관리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 급여만큼 근무환경과 워라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뉴플로이(New+Employer·Employee)’라 부른다. 근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일과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설정해 나가겠다는 이 회사의 이름이기도 하다. 출퇴근 관리를 비롯해 인사·급여 지급 과정 전체를 자동화하겠다는 이 회사. 모바일 출퇴근 관리 서비스 ‘알밤’과 고정 지출비 관리 서비스 ‘알밤 페이데이’, 급여 아웃소싱 서비스 ‘뉴플로이’를 운영하고 있는 6년 차 스타트업, 뉴플로이다.

국내 13만 개 사업장이 알밤을 쓰는 이유

시작은 하나의 앱이었다. 2014년 창업 오디션 TV 프로그램 《황금의 펜타곤 시즌2》 본선에 진출하고, KDB산업은행이 주최한 스타트업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주목받은 ‘알밤’이다. 이 앱은 근거리 무선통신기술 비콘(Beacon)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출퇴근을 체크하고, 그 기록에 따라 급여를 자동으로 계산해 주는 서비스다. 이 앱을 디딤돌로 삼아 김진용 대표가 2015년 설립한 기업이 지금의 뉴플로이다.

블루투스 신호를 내보내는 기기 근처에서 앱을 실행해 출퇴근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기기가 부착된 곳부터 반경 20~50m 안에서만 체크가 가능하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을 정확하게 기록할 수 있다. 직원들은 지문인식기 앞에 서거나 기다릴 필요 없이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출퇴근을 입력하고, 관리자는 실시간 알림을 통해 근무 현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출퇴근 미체크율, 지각 횟수, 근무시간은 그래프로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출퇴근 기록을 기반으로 고용 형태, 각종 추가 수당을 반영해 급여가 계산된다. 2020년 8월을 기준으로 알밤에 기록된 출퇴근 건수는 5000만 건. 알밤으로 계산되는 월평균 급여액은 400억원이 넘는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에 알밤은 큰 주목을 받았다. 개인위생이 강조되면서, 다수의 사람이 지문을 접촉해야 하는 지문인식기 대신 알밤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난 것이다. 알밤을 도입하려는 법인 기업의 이용 문의는 지난해 동기 대비 200% 이상 증가했다. 거점 오피스를 통해 출근하는 경우 사무실에 비콘 기기를 부착해 출퇴근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알밤을 선택하는 이유가 됐다. 시차출퇴근제 등 유연근무제를 실시하는 기업들도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관리하기 위해 알밤을 이용하고 있다.

초반에는 카페나 음식점 등 소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이용했지만, 지금은 국내 대기업뿐 아니라 해외 명품 브랜드까지 알밤을 사용한다. 제조업, 리테일, 프랜차이즈 기업까지, 알밤이 체크하는 사업장의 영역은 계속 넓어지고 있다. 풀무원, 본, 디디에두보, 멀버리, BGF휴먼넷 등이 알밤의 대표 고객이다. 특히 여러 매장을 운영하는 리테일 기업에서는 본사 인사담당자가 모든 직원의 출퇴근 시간을 체크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데, 알밤을 도입하고 나서는 이 같은 고충이 많이 줄어들었다.

멀버리코리아는 대표를 포함해 매장 및 본사에 근무하는 전 직원이 알밤으로 출퇴근을 체크하고 있다. 타인의 스마트폰으로 로그인할 경우 부정 출퇴근이 적발되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기록을 얻을 수 있다. 엄격한 출퇴근 관리에 불만을 느끼는 직원들도 있지만, 스스로 출퇴근 시간을 잘 지키는 직원들은 오히려 성실한 근무 태도가 증명된다며 만족해 한다.

뉴플로이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맞춰 새로운 기능도 알밤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직원의 한 주 근무시간이 52시간에 가까워지면 관리자에게 알림이 발송된다. 연장근무 전에 관리자의 승인을 받을 수 있는 전자결재 시스템도 도입했다. 판교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 포레시아코리아도 알밤을 이용해 직원들의 근태를 관리한다. 터치 한 번으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라, 50대 이상 직원들도 앱을 쉽게 활용하고 있다. 연장근무를 얼마나 했는지도 투명하게 알 수 있어 직원들의 호응도가 높다.

자영업자·소상공인과도 상생

뉴플로이는 알밤의 시작을 함께했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손을 놓지 않았다. 자영업자의 알밤 이용은 무료다. 2017년 8월부터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출퇴근 관리 기능을 무료로 제공했고, 지난해 3월부터는 급여 계산 기능도 무료화했다. 서비스 이용에 필요한 비콘 기기 임대료도 받지 않는다. 고정적으로 나가는 비용을 줄이고, 상생을 도모하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이 서비스는 코로나19 시국에서도 많은 자영업자에게 큰 도움이 됐다.

이에 그치지 않고 매장 운영에 따른 애로사항, 자영업자 워라밸지수 등을 조사하며 실태 파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활용해 도움이 될 만한 서비스를 추가로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6월에는 2020년 중소기업 클라우드 서비스 적용·확산 사업의 공급 기업으로 선정돼 중소기업의 알밤 서비스 이용료를 70%까지 지원한 바 있다.

2년 동안 급여 계산을 자동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연구해 온 뉴플로이는 새로운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하면서 도약을 준비 중이다. 8월에 론칭한 ‘알밤 페이데이’는 사업장에서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을 한곳에 모아 보여주는 서비스다. 계좌를 연동해 두면 매월 급여일에 고정비로 나갈 돈이 충분한지, 부족한지를 예측해 알려준다. 자영업자들은 알밤 페이데이를 통해 사업자 통장의 현금 흐름을 쉽게 관리할 수 있다. 임대료, 재료비, 보험료, 렌털료 등 고정 지출비 출금 날짜별로 통장 내 잔액을 알려준다. 알밤 페이데이는 급여를 받는 근로자들도 이용할 수 있다. 급여통장을 등록하고 월세나 교통비, 통신비 등 고정적으로 빠져나가는 지출 내역을 설정해 두면 계좌의 잔액을 미리 예측할 수 있어 자금 부족 사태에 대비할 수 있다.

 

급여 아웃소싱 서비스 론칭…금융 혜택 강화

최근 뉴플로이는 지금까지 쌓아온 근로 데이터와 기술을 바탕으로 급여 아웃소싱 서비스를 시작했다. 회사 이름과 같은 ‘뉴플로이’라는 서비스다. 기존에는 회사가 임직원의 급여를 처리하기 위해 엑셀, 인터넷 뱅킹, 홈택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시스템을 활용했고 과정 또한 복잡했다. 그러나 뉴플로이는 급여를 계산하고 이체하는 일부터 세금 신고와 납부, 급여명세서 발급까지 모든 업무를 플랫폼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급여 아웃소싱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업주라면 별도의 비용 없이 알밤 페이데이를 통한 급여 이체와 명세서 발송도 가능하다. 서비스 론칭을 앞두고 시스템을 정비하고, 보안 시스템도 금융사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뉴플로이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고용주와 직원 모두다. 그래서 뉴플로이는 사업자뿐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긍정적인 인식을 남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급여 아웃소싱 시장 진출에 앞서 다양한 금융 서비스와 복지 혜택을 강화하기 위해 제1금융권과 제휴를 맺은 것도 그 일환이다. 급여 아웃소싱 서비스 뉴플로이를 이용하는 회사의 임직원이라면 KB국민은행 급여계좌를 비대면으로 개설할 수 있고, 재직 확인과 출금 한도 해제 역시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도 간편하게 할 수 있다. 급여 지급 등 누적된 근로 데이터가 재직증명서를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별도로 은행과 연계해 아르바이트생 등을 위한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일반 직장인과 달리 신용 정보가 부족해 대출을 받지 못했던 대학생, 주부 등이 알밤에 축적된 근무 이력을 대안 신용평가 데이터로 삼아 소액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올 연말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쌓아온 근로 데이터는 뉴플로이만의 강점이다. 뉴플로이는 회사마다 다른 급여 계산 방식, 다른 인사 체계에도 바로 시스템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자사의 강점으로 꼽는다. 근로 데이터를 활용해 도약하는 뉴플로이에 대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고도화된 출퇴근 관리기술을 기반으로 개인사업자의 정보 유통 혁신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인력 관리 및 핀테크 시장에서 성장성을 입증했다는 것이 투자의 이유다. 지금까지 본엔젤스, 지온인베스트먼트와 캡스톤파트너스 등 다양한 VC들로부터 총 9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뉴플로이들의 직장, 무엇이 다를까

근로 데이터를 활용해 일하는 스타트업 뉴플로이의 기업문화

출퇴근 기록에서 시작해 급여 아웃소싱까지. 뉴플로이는 인사나 급여와 관련된 일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다. 회사의 방향성 역시 마찬가지다. 무엇이 가장 효율적이고, 무엇이 가장 합리적인지를 항상 고민한다. 그래서 구성원들 역시 가장 합리적인 업무 방법을 스스로 찾아 일한다. ‘열심히’도 중요하지만 ‘스마트하게’가 더욱 강조된다.

누구나 ‘님’으로 호칭한다. 나이와 직급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면서 소통하기 위해서다. 매달 타운홀 미팅을 진행해 아이디어를 나누고, 대화를 통해 나온 좋은 아이디어는 회사의 서비스에 반영된다. 업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도서 구매 비용, 세미나 참가 비용은 회사에서 무제한으로 전액 지원한다.

스타트업끼리의 연계도 주목된다. 매달 스타트업 대표들을 초청해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오늘의 집’ ‘스푼라디오’ ‘띵스플로우’ ‘니어스랩’ ‘고스트키친’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 대표들이 뉴플로이를 방문해 성공 사례와 마케팅 방법을 공유했다. 구성원들의 복지를 위한 커피머신을 비롯해 각종 간식과 음료가 회사에 구비돼 있다. 업무 능률을 향상시키기 위해 맥북 프로 같은 최신 장비들도 지원된다. 연차는 자유롭게 사용 가능하다. 연장근무가 발생할 경우 특별휴가를 제공한다. 뉴플로이들이 저녁이 있는 삶을 즐길 수 있도록, ‘얼리 알밤 제도’라 불리는 시차출퇴근제도 운영하고 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