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 SNS에 태그하는 민주당 의원들 
  • 이원석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0.09.19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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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표 찍기’ 비판도
더불어민주당 이재정·정청래 의원이 기자 이름을 태그하며 올린 SNS 글 ⓒSNS 캡쳐
더불어민주당 이재정·정청래 의원이 기자 이름을 태그하며 올린 SNS 글 ⓒSNS 캡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최근 자신의 SNS에 기자들의 실명을 태그(#, @에 단어를 붙이면 해당 단어 관련 내용들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기사 내용에 대해 지적할 수 있다는 견해와 함께 지지자들의 공세가 집중되도록 하는 ‘좌표 찍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 본인의 라디오 인터뷰 내용을 인용한 한 언론사 기사와 함께 기사를 쓴 기자의 이름을 자신의 SNS에 태그해 올렸다. 이 의원은 직접 인용된 내용이 본인이 말한 것과 다르다며 “부정확한 정보를 책임지셔야 할듯싶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후로 벌어진 해당 언론사 이 아무개 정치부장과의 갈등 상황을 게시했다. 이 의원은 이 정치부장이 밤새 여러 통의 전화를 걸고 새벽부터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을 알리며 “이 무슨 구태한 짓인가. 참으로 고루하고 권위적”이라며 “깊은 유감”이라고 했다. 

이후 이 정치부장은 해명이 담긴 사과문을 올렸다. 이 정치부장은 “짧은 기사 안에 싣다 보니 이 의원 말을 요약했다”며 “전체 논지에서 본의를 왜곡한 것은 아니었으나 정확한 인용 방식은 아니라고 판단해 간접 인용 방식으로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그 붙인 기자 이름만은 빼야 한다고 생각했다. 요즘 기자들에 대한 ‘온라인 좌표 찍기’ 같은 현상은 심각한 상황”이라며 “특히 이 후배 기자는 지난 7월 청년과 부동산 문제에 대한 민주당 지도부의 인식을 비판하는 기사를 썼다가 인터넷상에서 특정 독자들로부터 입에 담기 힘든 성적 모욕 발언 등 심각한 표적 공격을 받아 마음이 몹시 고단한 상태였다”고 했다. 

이 정치부장은 “이 의원이 그날 밤 제게 ‘콜백’ 한 통만 했더라면, 또는 지금 전화를 받을 수 없으니 밝은 날 다시 통화하자는 문자만 줬더라도 제가 그토록 전화를 계속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이 의원이 불쾌해할 만한 일이었다. 논란이 이처럼 커진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같은 당 정청래 의원도 지난 17일 기사와 함께 기자의 실명을 태그했다. 정 의원은 ‘文 대통령, ‘잘못하고 있다’ 50.3%… 추미애·윤미향 여파’라는 기사에 대해 “전형적인 제목 장사”라고 했다. 정 의원은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올랐다고 지적하며 “장사를 하려거든 정직하게 팔던가 기사 제목을 달려면 본문과 일치하던가”라고 지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시사저널과 통화에서 “팩트에 대한 요청을 할 수 있고, 사실 확인 차원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이·정 의원의 당내 성향을 볼 때 언론 길들이기가 될 수 있고 국민들이 볼 때 상당히 오해하기 쉬울 수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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