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김종인 최측근과 만났다는데…대립 더 격화, 왜?
  • 이원석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0.09.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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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평가절하… 신경전 벌이는 김종인·안철수
최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보수 통합 논의가 정치권에서 거론되고 있다. 사진은 2016년 3월 《김종필 증언록》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김종인 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안철수 현 국민의당 대표) ⓒ시사저널 박은숙<br>
안철수(왼쪽) 국민의당 대표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최측근 최명길 전 의원, 양 측과 가까운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지난달 말 만찬 회동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2016년 3월 《김종필 증언록》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안 대표와 김 위원장) ⓒ시사저널 박은숙

야권 통합·연대의 잠재적 파트너로 여겨지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공개 신경전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시사저널 취재 결과, 불과 한 달 전 안 대표와 김 위원장 최측근으로 통하는 최명길 전 의원이 만나 만찬 식사를 가지는 등 양측의 물밑 교감 작업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지금 모양새는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 결국 양측은 서로 입장차만 확인하고 여전히 감정의 골을 메우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통합 시너지 효과를 위한 전략적인 거리두기일까.

안 대표와 최 전 의원, 김근식 경남대 교수(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지난 8월 말 만나 만찬 자리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최 전 의원은 김 위원장의 메신저 역할을 하는 최측근이다. 김 교수는 안 대표의 최측근이었으나 현재는 국민의힘 소속으로 김 위원장이 비대위 대변인을 시키려고도 했던 인물이다. 최 전 의원은 시사저널과 통화에서 “제가 국민의당 최고위원이었고 (세 사람이) 원래 잘 아는 사이 아닌가. 안 대표가 독일에 다녀온 이후 보지 못해서 만난 것”이라고 만남에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한 야권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의중을 가장 잘 알고 있을 최 전 의원과 안 대표, 김 교수가 만났으니 서로의 속내를 확인하지 않았겠나”라고 했다.

지금은 안 대표와 김 위원장의 관계가 설상가상(雪上加霜)이다. 김 위원장은 9월24일 목동 예술인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주최 토론회에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통합·연대 가능성에 대해 “안 대표가 국민의힘이 아직까지 변화하지 못해서 관심 없다고 얘기하는데, 그런 사람들한테 그 관심을 가지고 합당할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앞서 안 대표도 9월23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주도하는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연사로 나서 “김 위원장 취임이 5월 말, 6월 초로 기억하는데, 지지율이 1~2%포인트 올랐는데 통계학적으로 차이가 없다”고 김 위원장의 성과를 평가절하했다. 점점 격화되는 설전에 두 사람이 완전히 틀어졌냐는 관측이 나온다.

안철수(오른쪽) 국민의당 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월2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야권의 혁신과제’를 주제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앞서 주먹을 맞대며 인사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월2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야권의 혁신과제’를 주제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앞서 주먹을 맞대며 인사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그러나 정치권 견해는 달랐다. 신경전은 ‘기 싸움’에 불과하다는 해석이다. 양 측은 최근에도 교감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때 바른미래당에서 안 대표와 지도부를 함께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양 측이) 자주 만나는 걸로 안다”고 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김 위원장이 지지율을 끌어올리려고 여러 가지 방법을 다 쓰고 있는데 그게 약간 엇박자가 나면서 설전이 난 것 같다”며 “사람들은 어차피 언젠가는 함께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본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서로 건드리지 말아야 할 선 안에서 기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봤다. 신 교수는 “김 위원장은 안 대표에게 ‘숙이고 들어오라’는 것”이라며 “안 대표가 만일 (연대·통합) 생각이 없으면 국민의힘 의원들 주최 행사에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장제원 의원 주최 포럼 외에도 9월10일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청년 정책 간담회 ‘온 택트: 연결고리’에서 축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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