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공무원 피격에 “北 파괴·극단적 수위 높아져”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0.09.2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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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속 경계 강화하면서 비정상적 행동“
경색된 남북 관계, 더 악화할 것으로 전망
북한의 실종 공무원 사살을 보도한 CNN 기사 ⓒ CNN방송 홈페이지 캡처
북한의 실종 공무원 사살을 보도한 CNN 기사 ⓒ CNN방송 홈페이지 캡처

북한이 서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을 사살하고 불태운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주요 외신들도 이 사안을 비중있게 보도하고 있다. 외신은 코로나19 사태가 북한의 극단적인 행위를 한층 부추기고 있다며, 남북 관계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이터와 AP통신, AFP통신 등은 24일 국방부 발표를 긴급 타전하며 "북한이 남측 관리를 쏘고 시신을 불태웠다"며 이번 사건 내용을 상세하게 전했다. AP통신은 이번 사건이 불법 국경 통과자 사살을 포함한 북한의 코로나19 방역 규칙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는 남측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AP는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북한의 주장이 감염병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란이 돼 온 점도 언급했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이 북한으로 하여금 파괴적인 행동을 초래하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주장도 소개했다.

AP는 "북미 간 핵 외교 교착 속에 남북 간 교류와 협력 프로그램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에서, 이번 사건이 남북 간 불편한 관계를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영국 BBC 방송의 로라 비커 서울 특파원은 "북한 관리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을 것이다. 북한 당국은 다음 달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

비커 기자는 북한이 국경 접근자를 사살하는 임무를 부여한 특수부대를 국경에 배치했다는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 미군 사령관의 전언을 소개하며, 이번 사건은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살에 이어 북한군에 의해 자행된 두 번째 한국 민간인 사살이라고 적었다.

CNN도 국방부 브리핑 내용을 주요 뉴스로 전했다. CNN은 지난 6월 북한이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방치를 이유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이후 남북 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 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지만, 북·미회담에서 의미있는 결과 도출에 실패하며 김 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더 극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번 사건에 대한 국방부의 브리핑이 있은 직후 11시37분께 긴급 뉴스로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군에 사살됐다고 한국 정부가 밝혔다"고 보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이번 사건에 대한 내용을 상세히 보도한 후 지난 7월 탈북민의 재입북 사태 때도 북한이 남측으로부터의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국경을 폐쇄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24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소연평도 해상에 실종됐던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가 정박해 있다. 군과 정보 당국은 이날 실종된 공무원이 월북을 시도하다 북측 해상에서 표류했고, 이후 북측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 연합뉴스
24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소연평도 해상에 실종됐던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가 정박해 있다. 군과 정보 당국은 이날 실종된 공무원이 월북을 시도하다 북측 해상에서 표류했고, 이후 북측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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