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가고 한국은 안오는 美 폼페이오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20.10.0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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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쿼드 외무장관 중요성 감안해 일본 방문 만 결정
방한 연기로 '옥토버 서프라이즈'도 물건너가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018년 6월13일 오후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주한 미군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 김태진 외교부 북미국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018년 6월13일 오후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주한 미군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 김태진 외교부 북미국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방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최종 연기됐다. 미 국무부는 10월3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폼페이오 장관이 10월4~6일 일본 도쿄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일본 방문만을 결정한 것은 도쿄에서 열릴 쿼드 외무장관 회의의 중요성 때문이다. 미국‧일본‧호주‧인도 등이 참여한 쿼드는 대(對)중국 견제를 위해 결성된 외교 협의체다. 이는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미국이 그만큼 신경을 쓰고 있다는 방증이다.

미 국무부 "한국‧몽골 안가고 일본만 간다“ 발표

4개국 외무장관이 한자리에 모이는 게 쉽지 않다는 판단도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된 배경으로 풀이된다. 또 그간 폼페이오 방문에 목을 건 일본 정부의 노력도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 취임 이후 첫 미국 고위급 인사의 방일(訪日)이라는 점에서 일본 정부는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문에 큰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굳건한 미‧일 동맹을 재확인시켜줬다는 점에서 이번 방문이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요미우리신문은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기자들과의 전화 브리핑에서 공통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기반으로 양국 관계를 재확인하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이번 폼페이오 장관 방문 기간 중 미‧일 양국 외무장관 회담에서 중국과 북한의 정세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초 10월7~8일 방한을 추진하던 우리 정부로선 미 국무부의 이번 결정이 내심 아쉬울 수밖에 없다. 당초 폼페이오 장관은 8일 오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한미관계, 한반도 정세, 지역·글로벌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었다.

日, 스가 취임 후 코로나19 뚫고 폼페이오 방일에 흥분 

그간 우리 정부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북‧미 간 만남과 같은 ‘옥토버 서프라이즈’를 준비해왔다. 그러나 이번 미 국무부의 발표로 북‧미 정상회담과 같은 극적인 이벤트가 열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무부는 보도자료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10월에 아시아를 다시 방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방문 일정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외교부도 4일 미국으로부터 이러한 사실을 통보받고 “정부는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이 연기된 점에 대해 아쉽게 생각하며, 조속한 시일 내 다시 폼페오 장관의 방한이 추진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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