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인력, 인명 수색과 구조에 주력…후속 대응 적기에 이뤄져
화세(火勢)는 대단했지만 큰 피해는 면했다. 울산에서 발생한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는 한때 건물 전면이 불길에 휩싸였을 정도로 큰 규모였지만, 다행히 단 1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신속한 대응과 침착한 대피가 대형 참사를 막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화재는 8일 오후 11시7분 경 발생했다. 울산 남구의 한 33층 주상복합 아파트 전체가 불길에 휩싸이는 큰 화재였다. 12층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길이 순식간에 외벽을 타고 번지면서 건물 전체에 불이 붙었다. 소방당국이 2시간 만에 큰 불길을 잡았으나, 강풍주의보가 발효될 정도로 강하게 부는 바람과 불에 취약한 건물 외벽의 알루미늄 복합 패널 때문에 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어려웠다. 소방당국은 9일 오전 고가 사다리차와 고성능 화학차 등 특수 소방 장비와 펌프차, 물탱크차 등 동원령을 내려 화재를 진압했다.
불이 난 주상복합 아파트는 지하 2층, 지상 33층 규모로 127가구와 상가가 입주한 건물이었다. 상당수 주민들이 옥상 등지로 대피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인명피해 규모에 대한 우려가 나왔으나, 사망자는 다행히 발생하지 않았다. 88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모두 단순 연기 흡입이나 찰과상 등 경상이라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여기에는 소방당국의 신속하고 입체적인 대응이 있었다. 소방관들은 연기가 발생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불길이 치솟기 전 현장 확인 작업을 했다. 화재 확산 전에 소방대원들이 출동해 있었던 덕에 신속하게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고, 인근 소방관서의 소방력을 모두 동원하는 2단계 발령을 내리는 등 후속 대응이 적기에 이뤄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고층부 화재 진압이 어려워지자 소방대원들은 각 호실을 돌면서 화재를 진압하고 인명 수색과 구조에 주력했다.
입주민들도 화재 대피 매뉴얼에 따르며 침착하게 대응했다. 화재 초기에 건물 밖으로 대피한 일부 주민들은 물수건을 입에 대고 자세를 낮추는 등 화재 대피 매뉴얼에 따라 행동했다. 고층부 주민들도 소방대원들의 안내에 따라 피난층인 28층과 옥상 등으로 피해 구조를 기다렸고, 3시간 만에 모두 구조됐다. 소방대원들의 지시에 따르며 침착하게 행동해 77명이 무사히 지상으로 내려왔다.
주민들은 소방대원들의 신속한 구조 노력으로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다고 전했다. 울산소방본부는 9일 오후 12시35분 경 화재 초진(불길을 통제할 수 있고 연소 확대 우려가 없는 단계)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