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국민의힘 청년 조직, 향후 누가 이끌까
  • 이원석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0.10.1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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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조직 차기 리더·구성 방향 놓고 고민
김민수·이기인·장능인 등 거론 돼
ⓒ국민의힘 청년위원회 sns
지난 9월29일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 SNS에 게시된 후 막말 논란에 휩싸인 홍보물.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 sns

중앙청년위원회의 홍보물 막말 논란으로 청년위원장까지 사퇴해 몸살을 앓은 국민의힘 청년 조직을 어떤 인물이 이끌게 될지 주목된다. 당 혁신의 상징이자 청년 유권자들의 마음을 끌어올 주요 조직인 당 중앙청년위가 이번 일로 국민들의 신뢰를 잃은 만큼 국민의힘은 차기 청년 리더 선정과 청년 조직 자체의 구성 방향성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당내에선 청년 조직의 차기 리더를 놓고 내부 인사를 세울지 외부 인사를 세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10월8일 전해졌다. 내부 인사를 세울 경우 안정성이 있지만, 혁신성 측면에서 떨어질 수 있다. 반면 외부 인사를 영입할 경우 안정성을 보장하기 어렵다. 이번 홍보물 막말 논란으로 사퇴한 박결 청년위원장도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영입한 외부 인사였다.

내부 인사로는 이미 몇몇 인물의 이름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김민수(42) 성남분당을 당협위원장이다. 청년 창업가 출신으로 지난해 초 당협위원장 공개오디션에서 당시 현역이었던 김순례 전 의원을 꺾고 정치에 입문한 김 위원장은 황교안 지도부 시절 구성된 대한민국청년팀의 공동대표를 맡은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총선에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패했으나 45.10%(2.84%p 차이로 패)의 높은 득표율로 선전했다. 

이기인(37) 성남시의원의 이름도 거론된다. 이 의원은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최연소로 당선됐고, 이후 바른미래당 후보로 나선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당내 유일한 지역구 당선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바른미래당에서도 중앙청년위원장을 비롯해 혁신위원, 대변인 등 요직을 맡았다. 

장능인(32) 미담장학회 상임이사도 후보군 중 한 명이다.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초대 사무총장직도 맡고 있는 장 상임이사는 후보군 중 가장 젊지만, 정치 경력은 탄탄하다. 장 상임이사는 지난 2017년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자유한국당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을 맡았고 2019년엔 비대위 대변인직을 수행했다. 현재 중앙청년위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홍보물 막말 논란과 관련해 희화화 문구를 사용하는 것에 반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내부 인사와 외부 인사 중 최근 논란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고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고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을 찾으려 당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당장 차기 리더를 선정하는 절차가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논란 이전부터 국민의힘 비대위는 당내 당 형태의 청년 당 출범을 준비해왔다. 국민의힘의 청년 조직이지만 하나의 당으로서 청년들로만 구성된 독립적인 조직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당초 청년의힘은 중앙청년위를 모태로 청년 당을 출범하려고 했다. 그 과정에 홍보물 막말 사태라는 변수가 발생한 것이다.  

비대위는 논란이 된 중앙청년위 시스템과는 별개로 청년당을 준비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하는 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년 당 조직을 주도하고 있는 김재섭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중앙청년위와) 별도의 시스템을 강구해야 할 것 같아 여기저기 논의하며 의견을 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청년 당을 띄워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중앙청년위원장 선발도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 우려의 목소리도 들렸다. 국민의힘 청년 조직 사정에 밝은 당 관계자는 “이번 논란은 안타깝지만 중앙청년위는 그간 당의 청년 조직으로서 많은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청년 당과 분리해 생각돼선 안 된다”며 “당 청년 조직 리더의 부재도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 우선 중앙청년위원장을 선발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9월29일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들이 SNS에 카드뉴스 형식으로 올린 홍보물이 막말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일부 청년위원들이 자기소개를 하면서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나라 자유보수정신의 대한민국”, “인생최대업적 육군땅개알보병 포병휴가 14개”, “2년 전부터 곧 경제대공황이 올 거라고 믿고 곱버스(곱하기+인버스)타다가 한강 갈 뻔” 등 문구를 사용했고, 비대위는 이들에게 면직 등 징계 처분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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