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우려…“처리된 오염수도 70% 오염상태”
  • 서지민 객원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10.1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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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처리 기술로는 ‘삼중수소’ 제거 못해…처리수 70% 이상 여전히 오염상태
일본 올해 말 ‘해양방류’ 여부 최종 결정
2011년 3월1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가 폭발 후 연기를 내뿜고 있다. ⓒAFP연합
2011년 3월1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가 폭발 후 연기를 내뿜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 폭발사고가 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 방류할 가능성에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일본은 정화과정을 거친 처리수를 방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처리수의 70%도 여전히 오염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 위원장은 1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안위 국정감사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능 오염수에 대해 “처리된 물에도 세슘 등이 포함돼 70% 이상 오염된 상태다. 처리수나 오염수의 개념 문제가 아니고, 물이 오염돼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원전 오염수 정화설비로 이용 중인 ‘다핵종제거설비(ALPS)’에 대해서는 “알프스 제염 기술은 보통 액체 폐기물을 바깥으로 배출할 때 쓰는 기술”이라며 “특정 기술이나 설비로 오염수를 처리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처리된 후 나오는 물에 삼중수소(트리튬)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실제 처리된 물의 오염 농도를 재는 방법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일본은 ALPS를 이용해 오염수의 방사능 오염수치를 최대한 낮추는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ALPS를 거친다고 해도 기술적으로 제거하기 힘든 삼중수소는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이다. 또 삼중수소 외에도 방사성물질(62종)을 정화한 처리수의 70%도 여전히 오염 농도가 일본 정부의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시마 제1원전 1~4호기는 동일본대지진 때 폭발사고가 나면서, 원자로 내 용융된 핵연료를 식히는 데 쓰이는 순환냉각수에 빗물과 지하수가 유입됐다. 이에 지금까지 하루 평균 160~170t의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올해 8월20일 기준 122만t으로 늘어나 1041개의 탱크에 보관 중이다. 오는 2022년 10월경에는 오염수가 보관 용량을 초과해 일본 정부가 처분 방안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이달 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마무리하고, 올해 말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현재 일본은 해양방류와 대기(수증기) 방출 등 2가지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지만 결국 해양 방류 쪽으로 결정이 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해양 방류로 최종 결정이 날 경우, 삼중수소 이외 방사성물질을 제거한 오염수를 물에 500~600배 희석해 바다로 흘려보내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또 실제 방출까지는 적어도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대응 관계부처 태스크포스’를 꾸려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일본이 오염수 방출을 결정할 경우 일본에 투명한 정보 공개를 요청하고 국제사회와의 협의 요구 등을 거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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