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접종 곳곳서 혼란…식약처 “백신 60~70만 개 부족”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0.10.1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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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3~18세 이하 접종 재개…시민들 몰리며 ‘혼잡’
무료접종 가능 여부 미리 확인하고 방문해야
만 13∼18세 이하 청소년을 대상으로 독감 무료예방접종 사업이 시작된 13일 서울 양천구의 한 이비인후과 의원에서 고등학생이 독감 예방 접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만 13∼18세 이하 청소년을 대상으로 독감 무료예방접종 사업이 시작된 13일 서울 양천구의 한 이비인후과 의원에서 고등학생이 독감 예방 접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상온 노출 사고와 백색입자 발견 등으로 중단됐던 만 13~18세 이하 독감(인플루엔자) 무료예방접종 사업이 재개됐다. 일부 병원에서는 접종을 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혼잡을 빚었고, 백신 물량이 없거나 부족한 곳에서는 시민들이 발길을 돌리는 등 곳곳에서 혼란스런 상황이 연출됐다. 정부는 당초 예상보다 60~70만 개의 백신이 부족할 것으로 추정했다. 

13일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 지역에 소재한 한국건강관리협회는 오전 이른 시간부터 예방접종을 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보건소와 독감 무료 접종을 실시하는 병·의원에서도 건물 바깥으로 긴 줄이 이어지는 등 혼잡한 모습이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가정의학 의원 관계자는 "무료 백신 물량 부족을 우려한 시민들이 재개 첫날 접종을 서두르면서 더 혼잡한 것 같다"며 "실제 무료 접종을 먼저 시작한 영유아들의 경우에도 공급량이 부족해 여러 병원을 다닌 사례들이 알려지면서 일찍 맞아야 한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무료 접종 대상자지만 백신 부족으로 돈을 내고 접종하는 사람이 늘면서 유료 백신 물량 역시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다"며 "연쇄 부족 사태 벌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앞서 생후 6개월~만 9세 미만(2회 접종 대상자)과 12세 이하(1회 접종 대상자), 임신부 등에 대한 무료 독감 접종은 지난달 25일부터 재개됐다. 그러나 독감 무료 백신 물량이 빨리 소진된 곳이 많아 시민들이 여러 병원을 전전해야 하는 등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이날 역시 무료 접종 백신이 모두 소진되거나 제때 공급받지 못한 곳이 많아 사전에 이를 확인하지 못한 시민들은 급히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여기에 오는 19일 부터 70세 이상, 26일부터 만 62~69세를 대상으로 하는 무료 접종이 시작될 예정이어서 이같은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만 13∼18세 이하 청소년을 대상으로 독감 무료예방접종 사업이 재개된 13일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서울서부지부에서 내원객들이 독감 예방 접종을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만 13∼18세 이하 청소년을 대상으로 독감 무료예방접종 사업이 재개된 13일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서울서부지부에서 내원객들이 독감 예방 접종을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국적인 독감 백신 부족 우려에 대해 추가 생산물량을 최대한 투입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여전히 60~70만 개 가량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신성약품이 유통한 독감 백신 중 48만 개가 유통 중 상온 노출이 확인돼 회수됐고, 한국백신의 독감 백신 61만5000개는 백색입자가 발견돼 제조사가 회수 중이다. 두 가지 문제에 모두 해당해 수거되는 백신은 2만4810개다.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최근 100만 명 접종 분량의 백신이 회수된 것과 관련한 질타가 이어졌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두 건의 독감백신 회수로 부족한 물량은 60~70만 개"라며 "지난 9월 독감백신 제조·생산업자 조사 결과 애초 생산계획은 2964만 개였으나, 현재 출하승인을 신청한 물량은 3004만 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족한 100만 명분에 대해서는 당초 생산계획보다 회사에서 40만 도즈(1도즈=1회 접종분)를 추가 생산한 것으로 일부를 충당하고자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처장은 부족분 60~70만 개 백신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이 처장은 백신 추가 확보 방안 등을 묻는 질문에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의료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로 독감 예방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백신 회수 사태까지 터져 의료 현장의 혼란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관 방문 전 독감 접종 가능 여부와 사전예약 필요 유무 등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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