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리더-환경·NGO] 최광운 천안청년들 대표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20.10.21 12:00
  • 호수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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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호 도시 재생 큐레이터

협동조합 ‘천안청년들’의 최광운 대표는 관광 불모지라 불리는 천안, 그것도 천안역 앞 원도심에서 2014년 게스트하우스를 창업했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그가 억대 연봉을 포기하고 천안으로 내려가려 하자 지인들은 물론 부모님까지 말렸다. 실패가 불 보듯 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1년간 지역을 분석하고 창업 공부를 한 최 대표는 자신 있었다. 결과로 증명하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0만원, 인테리어에 1800만원이 들어간 게스트하우스는 개점 첫해에만 손님 2500여 명을 받았다. 

ⓒ시사저널 최준필
ⓒ시사저널 최준필

그런데 최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창업 성공’이 아닌 ‘도시 재생’이었다. 그는 게스트하우스를 기반으로 천안의 교통적 이점, 관광자원 등을 트렌드에 맞게 부각시켰다. 다른 청년 창업가들이 근처에 창업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도왔다. 청년들이 낙후된 원도심에 하나둘 모여들었고, 천안청년들을 구성하게 됐다. 이들이 연 가게와 각종 행사에 인파가 몰리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제는 천안시의 관련 정책 결정에 천안청년들이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 됐다. 최 대표는 틈날 때마다 전국 곳곳을 돌며 도시 재생 성과와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스스로를 ‘대한민국 1호 도시 재생 큐레이터’로 명명했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지방 소멸’ 위기가 현실화하면서 정부도 도시 재생에 사활을 거는 중이다. 각종 정책과 전문가 조언도 쏟아져 나온다. 일찍부터 현장에서 어려움과 편견을 극복해 온 최 대표는 도시 재생이 탁상공론에 머물러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도시 재생은 관광지를 만드는 게 아닌, 지역 주민을 행복하게 하는 사업이다. 여타 정책 사업과는 다르게 주민들이 주인공이 돼야 한다”면서 “개인적으론 여러 도시 재생 공론장에서 학자보다 주민이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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