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으로 인한 대표적인 부작용은?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20.10.2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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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후 사망한 17세 원인 조사 중, “백신 관리 전반 점검해야”

10월14일 오후 무료 독감 백신을 접종받은 17살 청소년이 이틀 뒤인 16일 오전 사망한 사례와 관련해 그 원인이 오리무중이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청은 예방 접종과 사망 사이의 인과 관계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부검을 통해 사인을 파악한 뒤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지금까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이상 반응 관련 합병증으로 피해 보상이 인정된 사망 사례는 2009~10절기에 1건 있었다고 밝혔다. 특이 기저질환이 없었던 만 65세 여성이 2009년 10월19일 계절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받고 10월21일부터 팔과 다리에 근력 저하 증상이 발생했다. 병원 진단 결과는 밀러 피셔 증후군이었고 입원치료 중 흡인성 폐렴이 발생해 2010년 2월 사망했다. 

밀러 피셔 증후군은 눈 근육 마비, 운동능력 상실 등을 주요 증상으로 하는 희귀 말초신경병증이다. 독감 백신의 부작용으로 알려진 길랭바레 증후군의 아형으로 길랭바레 증후군보다 덜한 증상을 보인다.

 

ⓒ박정훈 기자=9월25일 유료 독감 예방접종을 받으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박정훈 기자=9월25일 유료 독감 예방접종을 받으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독감 백신으로 인한 대표적인 부작용은 아나필락시스나 길랭바레 증후군이 있다. 아나필락시스는 일종의 백신 단백질 과민반응으로 호흡곤란, 쇼크 등의 증상이 접종 직후 나타날 수 있다. 약물에 의한 아나필락시스는 주로 페니실린 등이 원인으로 보고됐다. 의료계가 백신 접종 후 병원에서 30분 정도 있다가 귀가할 것을 권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길랭바레 증후군은 신경세포에 손상이 생기는 급성 마비질환이다. 1976년 미국 포드 대통령 시절 신종 돼지독감이 유행하자 미국 행정부는 스페인 독감보다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빠른 속도로 백신을 개발해 4500만 명에게 접종했다. 그런데 접종자 중 수백 명이 길랭바레 증후군을 앓았고 그 결과 최소 30명이 사망했다. 이 사례는 미국 사회에 ‘백신을 맞으면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불신을 남겼다. 

그러나 현재는 백신의 순도가 높고 사백신(병원체를 배양한 후 열이나 화학 약품으로 처리하여 비활성화시킨 백신)이어서 부작용이 거의 없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아나필락시스는 백신 접종 직후 반응이 나타나고 길랭바레는 이틀보다 긴 시간을 두고 다른 임상 소견이 나오기 때문에 이번 사망 사례가 이런 부작용과 연관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고령층이 아닌 건강한 10대가 사망한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이번 사례를 계기로 백신 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과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한 제약사의 백신이 상온에 노출돼 사회적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부검을 진행 중이므로 이번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의 원인이 백신의 상온 노출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식약처도 안전성 검토 후 상온 노출된 백신에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상온 노출 백신 때문에 논란이 있었던 만큼 백신 유통 과정을 다시 점검하면 좋겠다. 1초라도 상온에 노출된 백신은 폐기하는 게 안전할 것 같다. 조심스럽지만 오염이나 부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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