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김봉현, 재판서도 “검찰 조사, 프레임 짜여 있는 분위기” 주장
  • 이원석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0.10.1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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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중 서신 “검찰, 여권 인사에 초점 맞춰”
재판정에서도 검찰 겨냥하며 이전 검찰 조사 때의 진술 뒤집어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피의자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4월26일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피의자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4월26일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1조6000억원대 펀드 환매 중단 사건인 ‘라임자산운용(이하 라임) 사건’의 핵심 피의자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16일 ‘옥중 서신’을 통해 검찰이 여권 인사에 초점을 맞춘 수사를 진행해 왔다고 주장한 데 이어, 이 날 재판정에 나와서도 검찰 조사 때와는 다른 진술을 하며 “검찰 조사 당시 프레임이 짜여 있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전 위원장은 김 전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 3000만원을 수수(정치자금법 위반)하고 김 전 회장으로부터 조합 투자를 청탁받아 자신의 동생에게 5600만원 상당을 챙기게 한 혐의(배임수재)를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이 날 검사 측 증인 신문에 돈을 준 이유와 시기 등에 대해 이전 검찰 조사 때와는 상반된 진술을 했다. 검찰 조사 때는 돈을 주고받은 것에 대해 이 전 위원장의 요구가 있었거나 대가성이 있었다는 방향으로 진술했으나, 이 날 법정에서는 이를 뒤집고 “생각해보니 인간관계 때문이었던 게 더 크다”는 등 태도를 바꾼 것이다. 

이전과 바뀌는 진술에 대해 검사 측에서 그 이유를 묻자 김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는 80%가 정치인들 조사였고, 제 조사는 20% 정도였다”며 “진행 과정에서 제가 협조하면 감안해 주겠다는 시그널을 받아서 그거에 맞춰 진술을 했다”고 답했다. 그는 “전체적인 분위기가 (검찰의) 특정 프레임대로 증언을 안 하면 불이익이 올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도 주장했다.

아울러 김 전 회장은 지난 8일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 재판에서 자신의 발언이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것을 언급하며 “거짓말을 한 건 아니지만 (파장에) 충격을 먹었고, 있는 그대로 말씀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진술을 바꿔) 말씀드린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당시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앞서 이 날 김 전 회장은 언론을 통해 공개한 옥중 서신에서 현직 검사, 야당 인사에게도 접대를 했다고 추가 폭로했다. 김 전 회장은 서신에서도 검찰 측에서 본인을 회유하며 짜맞추기식 수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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