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파’ 금태섭이 민주당을 떠나며 남긴 말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0.10.21 09:1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태섭 “민주, 편가르기, 내로남불에 절망”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2월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 동료 의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주당은 예전의 유연함과 겸손함, 소통의 문화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며 탈당 의사를 밝혔다.

금 전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마지막 항의의 뜻으로 충정과 진심을 담아 탈당계를 낸다”며 이 같이 밝혔다.

금 전 의원은 “공수처 당론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 처분을 받고 재심을 청구한 지 5개월이 지났다”며 “당 지도부가 바뀐 지도 두 달이 지났지만 민주당은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 전 의원은 “결정이 늦어지는 이유도 알려주지 않았고 당의 판단이 미래에 미칠 영향을 성실히 분석하고 고민하는 모습도 볼 수 없었다”며 “그저 어떻게 해야 가장 욕을 덜 먹고 손해가 적을까 계산하는 게 아닌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차라리 제가 떠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금 전 의원은 민주당을 향한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금 전 의원은 “국민들을 상대로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서슴지 않는 것은 김대중이 이끌던 민주당, 노무현이 이끌던 민주당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라며 “다른 무엇보다 편 가르기로 국민들을 대립시키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범법자, 친일파로 몰아붙이며 윽박지르는 오만한 태도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금 전 의원은 또 “이런 모습에 대한 건강한 비판이나 자기반성은 ‘내부 총질’로 몰리고, 입을 막기 위한 문자폭탄과 악플의 좌표가 찍힌다. 여야 대치의 와중에 격해지는 지지자들의 심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당의 지도적 위치에 계신 분들마저 양념이니 에너지니 하면서 잘못을 바로잡기는커녕 눈치를 보고 정치적 유불리만을 계산하는 모습에는 절망했다”고 했다.

금 전 의원은 “지금처럼 집권여당이 비판적인 국민들을 ‘토착왜구’로 취급한다면 민주주의와 공동체 의식이 훼손되고 정치에 대한 냉소가 더욱더 판을 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치는 단순히 승패를 가르는 게임이 아니다. 우리 편이 20년 집권하는 것 자체가 정치의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될 수도 없다. 공공선을 추구하고 우리 사회를 한 단계씩 더 나아지게 하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라고 주장했다.

ⓒ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앞서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지난 5월 금 전 의원이 작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표결 당시 기권표를 던져 당론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고 처분을 내렸다. 금 전 의원은 이후 “국회의원이 양심과 소신에 따라 한 표결을 이유로 징계하는 건 헌법 정신에 반한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금 전 의원은 지난해 ‘조국 사태’ 당시에도 민주당 주류의 방침과 달리 조 전 장관에 대한 쓴 소리를 남겼다. 이에 민주당의 대표적 ‘소신파’로 분류됐지만,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지난 4‧15 총선 때에는 지역구였던 서울 강서갑 공천 경선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