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바이든, 4년 전 힐러리와는 다를 것”
  • 감명국 기자 (kham@sisajournal.com)
  • 승인 2020.10.27 10:00
  • 호수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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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의 미 대선, 조심스레 떠오르는 ‘바이든 당선 예측’ 전망
“‘옥토버 서프라이즈’도 바이든 비켜가는 듯”

4년 전의 상황이 마치 시나리오처럼 재현되고 있다. 현재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는 미국 대선 과정은 2016년 대선을 그대로 ‘복사하기’ 해서 ‘붙이기’ 한 듯 전개되고 있다. 2016년 10월말, 각종 여론조사 수치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손을 들어주고 있었다. 일부 언론사와 조사기관은 힐러리의 당선 가능성을 예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10여 일 후 결과는 뒤집어졌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여론조사 내용은 맞고 당선 예측 결과만 빗나갔다. 어쨌거나 승자는 도널드 트럼프였다. 

2020년 10월22일 현재,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공화당 대선후보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론조사에서 8.4%포인트 앞서 있다(미국 선거분석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 자료). 트럼프는 이번에도 “여론조사를 믿지 말라”며 대역전극을 자신하고 있다. 미 언론과 조사기관은 섣불리 바이든의 당선 예측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4년 전에 톡톡히 망신을 당한 경험 탓이다.

ⓒ일러스트 신춘성
ⓒ일러스트 신춘성

미 대선을 지켜보는 많은 사람은 마지막 관전 포인트로 ‘옥토버 서프라이즈’를 주목했다. 항상 11월초에 치러지는 대선의 판도를 마지막으로 뒤흔들 깜짝 변수가 10월에 일어나곤 한 데서 유래한 용어다. 실제 4년 전 10월28일 미 연방수사국이 힐러리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을 재수사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대선판을 요동치게 했다. 

지난 10월14일 바이든 후보의 아들 헌터와 관련된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민주당은 한때 긴장했다. 하지만 판세를 흔들 만큼의 파급력을 갖지 못하면서 바이든 지지층 사이에선 “이번 대선의 옥토버 서프라이즈는 트럼프의 코로나19 감염”이라는 여유로운 농담이 흘러나왔다. 이후부터 국내 전문가들도 조심스레 바이든 당선 가능성을 점치기 시작했다. 4년 전과 지금의 상황은 언뜻 같은 듯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많이 다르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4년 전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미 여론조사기관들의 조사 방식이 좀 더 정교해졌다는 점을 우선 꼽는다. 코로나19 변수로 인해 노년층이 급격히 트럼프에게서 돌아섰다는 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뚜렷이 감지되고 있다. 노년층은 4년 전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이었다. 승패를 가른 경합주 6곳의 지지율은 별도로 추이를 체크하고 있는데, 10월21일 현재까지는 바이든의 우세가 유지되고 있다. 단순 우세가 아니라, 바이든 지지율이 과반(50%)을 넘어섰거나 과반에 육박하는 48~49%대에 올라 있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주목한다. 변수가 될 부동층이 거의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일러스트 신춘성
ⓒ일러스트 신춘성

하상응 서강대 정외과 교수는 “4년 전 트럼프는 미국 사회 주류로서의 지위를 위협받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효과적으로 자극한 게 주효했으나, 문제는 그러한 지지층은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며 “바이든 후보는 힐러리 후보에 비해 유권자들의 반감을 살 만한 경력의 소유자도 아니기 때문에 오는 11월3일 선거에서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전망했다.(「[美 대선] 4년 전 ‘소수자의 반란’, 올해는 어려운 이유」 기사 참조)

일각에선 트럼프의 대선 불복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트럼프 스스로가 이런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대선 불복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선은 12월14일 선거인단 투표가 이뤄지는데, 그 6일 전에 각 주의 선거인이 모여 주정부가 집계한 투표 결과를 확인한다. 이에 대해 현직 대통령(트럼프)은 아무런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美 대선] 트럼프의 대선 불복? “불가능!”」 기사 참조)

만약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다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방위비 분담금 압박,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언급 등으로 한국을 압박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국내의 반감 정서 때문에 바이든 후보에게 다소 우호적인 분위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김흥규 아주대 정외과 교수는 “바이든은 트럼프처럼 (동맹국을) 급박하고 거칠게 다루지는 않겠지만, 더욱 우아하고 세련되게 한국을 압박할 개연성이 크다. 미·중 간 전략경쟁의 지속, 북한의 벼랑끝 전술의 재연, 미국의 비핵화를 명분으로 한 현란한 다자·양자 외교, 한국에 대한 대중(對中) 전선 동참 압력 강화 등이 예상된다”며 바이든 시대 역시 결코 만만치 않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美 대선] 바이든 시대, ‘장밋빛 미래’는 아니다」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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