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로 시작해 윤석열로 끝난 국감…하이라이트 장면 다섯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0.10.27 13:4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1대 첫 국감 기대 모았지만 까보니 ‘맹탕’
반말‧고성 난무하고 정책 국감은 실종

지난 26일 국회 법사위원회의 국정감사를 끝으로 2020년도 국정감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21대 국회 출범 이후 첫 국감이었던 만큼 큰 기대를 모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정쟁과 막말로 얼룩진 ‘맹탕’ 국감이었다는 혹평이 쏟아져 나왔다.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 시사저널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 시사저널

#1 추미애로 시작해 윤석열로 끝난 국감

21대 국감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여야 간 신경전이 계속됐다. 대검찰청을 대상으로 열린 지난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은 시청률이 10%에 육박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지만, 남은 것은 윤 총장의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는 작심 발언과 추 장관의 “윤석열, 선 넘었다”는 반격뿐이었다.

특히 여야 의원들은 추 장관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이나 윤 총장의 라임 사태 부실수사 의혹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내놓지 못한 채 태도 논란만 부각시켰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윤 총장에게 “자세를 똑바로 하라”거나 “묻는 말에만 답을 하라”며 호통쳤고, 국민의힘 의원들도 추 장관의 태도를 문제 삼으며 사퇴를 압박했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감사원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 ⓒ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종합 국정감사에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야당의 사퇴 요구에 동의하지 않느냐"고 묻자 "뭐라고 (대답)하겠느냐"며 웃으며 대답했다. ⓒ 연합뉴스

#2 빈 수레 요란한 라임‧옵티머스 사태

21대 국감의 최대 화두는 단연 라임‧옵티머스 사태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특혜 의혹, 해양수산부 공무원 북한 피살 사건 등 굵직한 사안에도 정국을 휘어잡지 못한 국민의힘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여당을 압박하려 했지만, 관련자 중 단 한 명도 국감 증인으로 출석시키지 못하는 등 제대로 된 의혹을 제기하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권력형 게이트’를 띄우고 특별검사 도입까지 촉구했지만 국감에서 결정적 한 방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오히려 라임 환매 중단 사태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 편지가 공개되면서 검찰 로비와 야권 인사 연루 의혹에 휘말리며 여당에 분위기를 역전당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더불어민주당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자세 똑바로 하라”고 호통치는 등 윤 총장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았다. 이에 윤 총장은 수차례 한숨을 쉬거나 여당의 공세에 발끈하며 맞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 시사저널 이종현

#3 존경받던 교수가 하루아침에…장하성 룸살롱 논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장하성 중국대사가 고려대학교 교수 재직 시절인 2016~2017년 유흥주점에서 법인카드를 부당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장 대사는 해당 업소가 유흥주점이 아닌 일반 음식점이라고 해명했으나, 야당은 ‘위증’이라고 주장하며 장 대사 해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장하성 주중대사 ⓒ 시사저널
장하성 주중대사 ⓒ 시사저널

#4 안 나오면 섭섭한 반말‧욕설 추태

21대 국감에서도 막말과 고성이 난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난 23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장에서 박성중 국민의힘 간사와 이원욱 민주당 위원장은 욕설과 고함을 주고받으며 몸싸움 직전까지 가는 모습을 연출했다. 박 의원이 ‘당신’이라는 표현을 쓴 데 이 위원장이 격분하면서다. 22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장에서도 송갑석 민주당 의원과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이 “어디서 삿대질이냐”라는 등 추태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10월23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성을 주고받는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위원장과 박성중 국민의힘 간사 ⓒ YTN 캡처
지난 10월23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성을 주고받는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위원장과 박성중 국민의힘 간사 ⓒ YTN 캡처

#5 게임하다 딱 걸린 강훈식 민주당 의원

강훈식 민주당 의원이 22일 국감 도중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도 빈축을 샀다. 강 의원은 지난 2017년 국토교통위 서울시 국감장에서도 게임을 한 바 있다. 강 의원은 곧바로 “반성하고 자숙하겠다”고 사과했으나, “국감장이 놀이터냐, 국회를 우습게 본 게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지는 못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로 모바일 게임을 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 연합뉴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로 모바일 게임을 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 연합뉴스

한편 14개 상임위원회 감사 일정은 모두 마무리됐지만, 국회는 27일부터 내달 4일까지 운영·정보·여성가족위원회 등 겸임 상임위 감사에 들어간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