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이건희] ‘3세 경영 준비 착수’ 신동빈·출격 대기하는 김동관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20.11.02 10:00
  • 호수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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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인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지난 1월19일 별세하면서 롯데는 그룹 지배구조 개선과 실적 부진 타개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신 명예회장 사후 ‘신동빈 원톱 체제’를 더욱 굳히기 위해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연합뉴스 

신동빈 회장은 친형이자 롯데가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다가 지난해 2월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6월 열린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신 회장은 이사에 재선임되면서 한·일 롯데 통합 수장임을 확인했다. 그러나 경영권 수성의 불안 요소를 타개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선이 여전히 그룹 최대 이슈인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아울러 신 회장의 경영 능력에는 ‘확실한 신동빈표 업적이 없다’는 물음표가 달려 있다. 

롯데 경영권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도 ‘혼네(本音·속마음)’를 정확히 알 수 없는 모습이다. 호텔롯데 상장의 발목을 잡는 유통 부문 실적 부진에 그룹 신(新)성장동력인 롯데케미칼마저 글로벌 업황 악화 속에 휘청거리는 상황이다. 신 회장은 내부에 잇달아 생존을 위한 근본적인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8월엔 신 회장 최측근이자 2인자로 불렸던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신 회장의 경영 능력에 계속 물음표가 붙는 가운데 연대책임을 진 황 부회장이 퇴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 부회장 후임으론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이 선임됐다. 이 사장은 그룹 안팎에서 실적 창출 능력으로 유명하다. 신 회장은 롯데의 체질 개선과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과감히 ‘오른팔’을 쳐냈다. 이어 신 회장은 장남 유열씨(34)를 최근 일본 ㈜롯데에 입사시키며 경영권 승계 준비에 착수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뉴스뱅크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은 한화그룹 차기 총수 1순위다. 2010년 지주사인 (주)한화에 차장으로 입사해 그룹에 합류한 김 사장은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 등 계열사에서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지분 승계도 상당 부분 진행됐다. 그 핵심은 한화S&C(현 에이치솔루션)다. 이 회사는 2018년까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 사장(50%),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25%),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25%) 지분율이 100%이던 SI업체다. 

한화S&C는 에너지 관련 업체들을 연이어 인수·합병(M&A)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2010년 6월 여수열병합발전(현 한화에너지)을 인수했고, 한화에너지는 2014년 삼성-한화그룹 빅딜 과정에서 삼성종합화학(현 한화종합화학) 지분 39.16%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김동관→에이치솔루션→한화종합화학→한화토탈·한화큐셀코리아’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완성됐다. 향후 에이치솔루션은 그룹 지배력 확보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에이치솔루션은 (주)한화 지분 4.20%를 보유 중이다. 

김 사장은 재벌가 2·3세 중에서도 내로라할 모범생으로 꼽힌다. 이렇다 할 구설에 휘말린 적이 없다. 오히려 시장에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에이치솔루션을 중심으로 한 소그룹의 정점에 오르는 과정은 그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것으로 보인다. 한화S&C는 그룹 차원의 지원사격을 통해 사세를 확장했기 때문이다. 한화S&C는 특히 일감 몰아주기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이후에도 내부거래 축소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이를 두고 김 사장은 그동안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부를 대물림 받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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