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자금 횡령과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대법원 상고심에서 징역 17년이 확정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수감을 앞두고 30일 오전 병원 진료를 받았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19분께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나와 검은색 카니발을 타고 종로구에 있는 서울대병원으로 향했다.
백발에 다소 야윈 모습을 하고 나타난 이 전 대통령은 짙은색 옷을 입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김 여사와 나란히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이 전 대통령은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뒤 장기 복용이 필요한 약 등을 처방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호원들은 팰리세이드 차량에 탑승해 자택에서부터 병원까지 이 전 대통령의 외출에 동행했다.
대법원은 전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의 상고심에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8000여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검찰은 형 집행 대상자가 된 이 전 대통령 측이 출석 연기를 요청함에 따라, 다음 달 2일 형을 집행하기로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 동부구치소에 재수감된다.
전날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후 측근인 이재오 전 의원과 류우익 전 대통령 비서실장,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등이 잇달아 이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했다.
이 전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이 나온 뒤 짧은 입장문을 내고 "법치가 무너졌다. 나라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재판에 임했던 것은 사법부가 자유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라는 기대 때문"이라며 "대법원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