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가 떠받친 코스피, 장중 사상 최고치 깨며 새 역사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0.11.2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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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장중 2620선 넘으며 사상 최고치 경신
개미·외국인 매수세에 닷새째 상승 흐름
코스피가 장중 2620선까지 돌파한 24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2018년 1월29일 기록한 장중 사상 최고치 2607.10포인트를 약 2년10개월 만에 넘어섰다. ⓒ 연합뉴스
코스피가 장중 2620선까지 돌파한 24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2018년 1월29일 기록한 장중 사상 최고치 2607.10포인트를 약 2년10개월 만에 넘어섰다. ⓒ 연합뉴스

닷새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코스피가 24일 장중 역대 최고점을 갈아치웠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전세계 경제가 큰 타격을 받는 상황이지만, 한국 증시는 이른바 '동학개미'인 개인 투자자들이 지수를 떠받치고 백신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연일 상승 랠리를 펼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17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18.60포인트(0.71%) 오른 2621.19를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전날보다 13.69포인트(0.53%) 오른 2616.28에 출발해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코스피는 전날 2602.59로 마감하며 2018년 1월29일 세운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 2598.19를 경신한 데 이어, 같은날 기록했던 장중 사상 최고치(2607.10)도 단숨에 뛰어 넘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2163억원, 1905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14거래일 연속 코스피 매수 우위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기관은 3966억원을 순매도했다.

뉴욕증시도 23일(현지 시각)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1.12%)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0.56%), 나스닥 지수(0.22%)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의 코로나19 확산세에도 백신 개발 소식과 미국 경제 지표 호조 등이 투자심리를 지지했다.

국내 역시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300명을 넘어섰지만, 백신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외국인 매수가 유입되며 증시를 견인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확산에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오늘 증시는 외국인의 행보에 따라 변화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11월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보이고 있다.이날 코스피는 연고점을 경신하며 전 거래일보다 5.63포인트(0.23%) 오른 2452.83에 거래를 마쳤다. ⓒ 연합뉴스
11월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보이고 있다.이날 코스피는 연고점을 경신하며 전 거래일보다 5.63포인트(0.23%) 오른 2452.83에 거래를 마쳤다. ⓒ 연합뉴스

코로나19 공포 속 지수 떠받친 개인 투자자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증시 흐름은 개인 투자자들이 주도하는 모양새다.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 한 이후 외국인과 기관은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지만, 개인이 이를 모두 받아내며 지수를 방어했다.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개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수한 금액은 37조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각각 24조7000억원, 14조2000억원씩 털어낸 물량을 모두 흡수한 셈이다.

동학 개미의 매수세에 힘입어 지난 3월 1457.64까지 미끄러졌던 코스피 지수는 9월에는 2400을 돌파했고, 급기야 11월엔 '역대 최고치'를 연이어 갈아치우며 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뛰어들면서 증시 대기 자금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올해 초 30조원에 불과하던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0일 기준 63조원에 달하고 있다. 증권사에서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잔고는 연초 9조원 대에서 두 배에 육박한 17조원에 이른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모두가 두려워하고 긴가민가할 때 개인 투자자들이 직관적으로 매수를 했고, 이는 한국 증시를 재평가하는 출발점이 됐다"며 "가장 성공한 개인투자자의 케이스"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 증시 재평가의 9할은 개인 투자자들이 했고, 나머지를 외국인이 채우고 있다"며 "내년에는 개인 투자자들이 새로운 형태로 유입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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