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2단계’ 전국으로 확대되나…아슬아슬한 줄타기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0.11.2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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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간 국내 확진자 일평균 316.3명으로 기준 넘어서
“강력한 수도권 통제 우선…전국 조치 추후 검토”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폐쇄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청에 설치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25일 오전 구청 근무자 531명에 대한 전수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폐쇄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청에 설치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25일 오전 구청 근무자 531명에 대한 전수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며 전국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방역 당국은 일일 신규 확진자 발생 규모로는 거리두기 2단계 기준을 이미 초과했지만, 수도권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상향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25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지난 1주일간의 국내 발생 일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316.3명이다. 

1주간 일평균 316.3명은 '사회적 거리두기' 전국 2단계에 해당하는 수치다. 거리두기 2단계는 지역발생 확진자 기준으로 ▲ 1.5단계 기준의 2배 이상 증가 ▲ 2개 이상 권역 유행 지속 ▲ 전국 300명 초과 가운데 하나를 충족할 때 올릴 수 있다. 

일평균 확진자는 수도권에서 222명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전체 환자의 70%를 넘게 차지했다. 그 외 호남권에서 29.4명, 경북권 20.1명, 강원 19.7명, 충청권 16.1명, 경북권 7.9명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지역 가운데 현재 수도권에는 2단계, 호남권과 강원 영서 일부 지역에는 1.5단계가 각각 적용된 상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이날 "수도권, 호남권, 강원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아직 1.5단계 기준에 도달하지 않았다"면서 "현재 수도권 등의 감염 확산이 환자 증가 추이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3차) 유행은 지난번 위기와 달리 선제적 조치를 취할 중심 집단이 없고 일상 속의 유행으로 확산하고 있어 거리두기를 통한 감염 차단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2차 유행 때는 신천지나 광화문 집회 참석자 등을 중심으로 한 주요 집단군이 있었지만, 이번엔 소규모 집단감염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예방과 추적이 더욱 힘들 수 있다는 뜻이다.  

방역당국은 전국적인 거리두기 격상 여부에 대해서는 이미 거리두기가 상향 조정된 지역의 환자 발생 추이를 보며 결정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손 반장은 "현재의 감염 확산 양상은 가장 중심지인 수도권에서 주변으로 확산하고 있는 상황으로 판단할 수 있다"며 현재는 수도권을 강력하게 통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된 수도권, 호남권, 강원권에서의 (거리두기) 효과를 판단한 후에 전국적인 추가 조치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세 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확진자가 그렇게 크게 증가하고 있지 않아서 현 상황에서 더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을지를 조금 더 지켜보면서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23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 검사를 받으려는 차량이 줄을 서 있다. ⓒ 연합뉴스
지난 23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 검사를 받으려는 차량이 줄을 서 있다. ⓒ 연합뉴스

 

'거리두기 격상' 효과 언제 나타날까

수도권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한 거리두기 격상 조치로 시민들의 이동량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의 거리두기 단계가 1.5단계로 격상된 후인 지난 주말(11.21∼22)의 휴대전화를 통해 집계한 이동량은 수도권은 직전 주말보다 10.5% 줄어든 3213만5000건, 전국은 11% 내린 6586만9000건으로 집계됐다.

다만, 2차 유행이 진행 중이던 시기의 주말인 지난 8월29∼30일의 수도권 이동량 2504만3000건과 비교하면 여전히 많은 상황이다.

손 반장은 이와 관련해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노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며 "거리두기의 효과는 열흘∼2주 뒤에 나타나므로 거리두기 효과는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3차 유행이 현실화하며 지금은 우리 모두를 위한 서로의 협조와 배려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지금의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특히 이번 집단감염 사례들이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환경에서 주로 전파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손 반장은 "(집단 감염 양상을) 공통적으로 보면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고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식사 등을 통해 확산한 다음 추가 전파돼 어린이집이나 사우나 같은 다양한 곳에서 확산이 일어나는 상황"이라며 "쉽사리 긴장을 풀면 쉽게 감염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개인적인 모임이나 약속 등을 통해서 전파되는 사례들이 상당히 많이 나타나는데 이를 정부가 공적으로 모두 통제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이번 주와 다음 주 거리두기를 열심히 함께 실천해 다음 주 정도부터는 확산세가 꺾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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