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일찍 울린 수능 종료 타종…수험생 단체소송 움직임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0.12.0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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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당국, 피해 수험생 구제 어렵다는 입장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수능)인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수능을 치르는 모습 ⓒ 시사저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수능)인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수능을 치르는 모습 ⓒ 시사저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시험장에서 종료 타종이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울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서울 강서구 덕원여고와 대전 대전여고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 수험생들은 집단 소송 움직임을 보이는 등 반발하고 있다.

7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3일 덕원여고 수능 시험장에서는 4교시 탐구영역 1선택 과목이 끝나는 오후 4시보다 2분 앞선 3시58분에 타종이 울렸다. 이로 인해 일부 시험실에서는 감독관이 시험지를 회수했다가 사고를 인지하고 다시 돌려준 뒤 추가 시간을 부여하는 등 소등이 벌어졌다.

대전여고에서도 4교시 탐구영역 1선택 종료 벨이 3분 전인 오후 3시57분에 울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종료 타종 시스템에 오류가 생겨 다시 설정을 하다가 시간을 잘못 입력하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시험실에서 시험을 본 수험생들은 수험생 커뮤니티 등을 통해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덕원여고 피해 수험생들은 ‘2021 수능 덕원여고 고사장 4교시 탐구영역 제1선택 과목 종료령 오류를 공론화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급하게 시험지를 다시 나눠주는 과정에서 학생을 일일이 호명하는 등 불필요한 시간이 소요돼 실제 주어진 시간은 2분보다 더 적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4교시 탐구영역은 다른 과목과 달리 시험 시간이 30분으로 짧은 편”이라며 “2~3분이라는 시간은 전체 시험 시간의 약 10분의 1을 차지할 만큼 수험생에게 있어서 꽤나 긴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덕원여고 고사장 탐구 제1선택과목 종료령 오류에 대한 단체 소송을 고려 중”이라며 “해당 고사장에서 수능을 응시한 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오픈 채팅에서 관련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지난 4일 자신을 수험생의 부모라고 소개한 청원인이 이와 관련한 청원을 올렸다. 7일 오후 3시 기준 현재 해당 청원에는 9200여 명이 서명했다. 

청원인은 “학교를 방문해 항의하고 해당 장학사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이뤄지지 않았고, 대신 받은 분은 논의 중이라는 이야기만 하고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며 “이에 대한 구제방안은 없는 것인지, 그리고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다만 서울시교육청은 현재로선 피해를 주장하는 수험생들을 구제할 방법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시험장 본부에서 착오로 종료령을 일찍 울린 것으로 파악했다”면서도 “해당 학교에 주의를 줬고 관련인 조사 등이 이뤄지고 있으나 수능은 이미 끝난 상황이어서 수험생 구제 방안 마련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도 “(시험 당일) 방송 오류에 대해 사과하고 전체 시간을 조정해 무사히 시험을 마쳤다”며 “현재까지 종료 벨이 먼저 울려 수능에 지장을 입었다는 수험생의 민원이나 이의제기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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