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요양병원 확진자 급증에 병상 부족 현실로
  • 박치현 영남본부 기자 (sisa518@sisajournal.com)
  • 승인 2020.12.0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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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차 감염 등 이틀새 100명 훌쩍…울산시, 민간도 거리두기 2단계 격상
현대자동차 등 울산지역 기업체 방역 초비상

울산 양지요양병원 코로나19 집단감염사태가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다. 이틀 새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 울산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지만, 당장 병상 부족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울산지역 기업들도 방역에 초비상이 걸렸다.

울산시 청사 전경ⓒ울산시
울산시 청사 전경ⓒ울산시

울산시는 양지요양병원에서 지난 6일 입원 환자와 직원 등 39명이 확진된 데 이어 7일 N차 감염을 포함해 58명이 추가 양성 판정을 받아 총 97명이 확진됐다. 순수 요양병원 확진자 92명 중 68명이 70세 이상의 고령 환자다. 이들은 누워서 생활하거나 의사소통이 어려운 치매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그 외 확진자로 간호사 5명, 요양보호사 16명, 종사자 3명이다.

옥민수 울산대학교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요양병원·의료기관·다중 접촉 직종 등 고위험 직종과 시설은 2단계 내에서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등 능동적인 감시체계를 병행해 의심환자를 사전 발견,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요양병원은 특성 상 병원 종사자들이 병동을 옮겨 다니며 환자를 돌보는 운영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환자 대다수가 고령인 데다 기저질환이 있어서 한번 감염되면 중증 환자가 될 우려가 크다. 울산시 관계자는 “병동 근무 인력들이 다른 병동으로 이동하기도 했고, 환자 목욕을 시키는 과정에서도 돌아가면서 접촉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지요양병원에는 119구급차가 드나들며 확진자를 이송하고 있으며, 요양병원 주변 유동인구는 크게 줄었다. 긴장감이 도는 낯선 광경을 목격한 주민들은 불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주민 A씨는 “요양병원 발 코로나 집단 확진자 발생이 마을 전체로 번질까봐 걱정돼 바깥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요양병원 N차 감염자 5명이 추가됐다. 이들은 요양병원 확진자 가족 3명, 지인 1명, 퇴원환자 1명이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울산시는 8일 0시를 기해 민간분야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공공분야에서는 이미 2단계 시행 중이다. 울산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건 지난 8월 서울 광화문집회 집단감염 확산 이후 두 번째다.

이틀 만에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병상부족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8일 현재 지역 거점 병원인 울산대학교병원의 133개 보유 병상 중 101개가 사용 중이다. 여유분은 32개 병상에 불과해 이틀간 발생한 양지요양병원 집단감염 환자를 모두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울산시는 울산대병원에 42개 병상을 추가로 늘릴 방침이었으나, 일반병동 환자를 수용할 병상이 부족해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 때문에 당장 병상 확보가 어려운 이번 주에는 증상이 경미한 요양병원 확진자들을 코호트(동일집단) 격리된 병원에서 치료하고, 상태가 위중해지면 울산대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8일부터 경증 확진자들은 경남 사천시에 마련된 경남권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돼 치료를 받는다. 울산시는 지역 환자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의사 1명, 간호사 3명, 행정요원 4명 등의 인력을 경남권 생활치료센터에 파견했다.

이와 함께 현대자동차 경주연수원에 마련 중인 경북권 생활치료센터에 울산 경증 환자를 수용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울산시 관계자는 “병상 부족은 이번 주가 고비다. 다른 지역 생활치료센터 등에 병실을 추가로 확보해 경증 환자를 이송하고, 울산대병원은 중증환자를 위주로 치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산지역 기업체 방역 초비상

울산지역 기업체들도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3만여 명이 근무하고 있는 현대차 울산공장은 회의와 교육 등 각종 사내 모임은 물론 회식과 연말 모임 등 외부활동도 금지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도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조합원들에게 회사의 방역수칙 준수를 강조하며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현대중공업도 사내 방역지침을 2.5단계로 격상하는 등 강도높은 방역활동에 나서고 있다. 2만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역시 국내외 출장과 회의 및 교육을 금지하고, 회식과 가족모임 등 외부활동도 전면 금지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에 비해 직원 수는 적지만 코로나19 발생시 공장 가동을 전면 멈춰야 하는 정유사와 석유화학업체, 제련소 등도 직원들의 외부활동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울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울산공단에는 대기업이 많고 제품생산 특성 상 24시간 가동을 해야 하는 기업이 많아 기업체 코로나19가 퍼지면 막대한 손실로 이어져 생존위기로 직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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