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 사과’ 김종인 방침에 쪼개지는 국민의힘
  • 유지만 기자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20.12.0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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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원희룡·오세훈 ‘지지’ 입장…서병수·배현진 등 당내외 반발과 정면충돌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대국민 사과에 대한 지지선언이 9일 당내에서 쏟아졌다. 서병수, 배현진, 홍준표 의원 등 당내외에서 김 위원장의 사과를 두고 반발한 가운데, 김 위원장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의 강을 건너 정권교체로 나아가자”며 “한국이 보수는 정녕 정권교체를 원하는가. 진정 집권의지가 있다면 이제 탄핵을 넘어서자”라고 주장했다. 이어 “4년 전 탄핵에 찬성했든 반대했든 모두 괴로운 선택을 했었다”며 “4년이 지나고서도 서로의 양심과 소신을 비난하면 싸움과 분열은 끝이 없을 것이다. 이제는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화해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덧붙였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9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4년 동안 우리당은 진정성 있는 사과도, 몸을 던져 책임지는 사람도 없었다. 사과드리고 용서를 구한다”며 “다시는 권력이 권한을 남용하고 헌법을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이어 “문재인 정부에 의해 헌법가치와 민주주의가 유린되고 있다”며 “부패로 폭주하는 정권을 보며 분노하면서도 국민들은 우리 당이 헌법가치와 법치주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먼저 묻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세훈 전 시장도 김 비대위원장에게 힘을 실었다. 그는 “우리는 탄핵에 책임이 있는 정당”이라며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민주공화국에서 국민에 의해 판단 받은 잘못에 대해 국민께 사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것이 문재인 정권과 다른 우리의 모습이어야 한다”며 “보수는 책임을 피하지 않는다. 헌정사상 가장 무능하고 지탄받을 정권이 탄생한 것도 우리 책임이다.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최악의 정권을 탄생시킨 가장 큰 잘못에 대하여도 함께 국민께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 현직 의원들도 김 위원장에 동조하는 의견을 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김종인 대표 사과를 막는 것은 당의 혁신을 막는 것”이라며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김종인 대표의 뜻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박진 의원도 “과거에 대한 반성은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되는 길”이라며 “경위와 정치적 논란을 떠나 우리 당이 배출한 전직 대통령 두 분이 사법판단을 거쳐 영어의 몸이 된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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