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vs 정의당 공방, ‘갑질·남혐논란’으로 확전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0.12.10 13:5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혐을 정치에 이용” vs “자질 문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 연합뉴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 연합뉴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의당 간 공방이 갑질 논란을 넘어 성(性) 대결로 치닫는 양상이다. 김 의원과 정의당은 낙태죄 공청회 발언을 두고 벌어진 설전 '2라운드'를 이날에도 이어갔다. 

김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논란에 휩싸인 자신의 발언에 대해 "'남성도 낙태죄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취지의 질문을 했던 것"이라며 "정의당이 언제부터 '남성 혐오'를 정치에 이용하게 됐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질문을 '여성의 삶을 짓밟은 막말'로 생각한 논평이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가치를 가진 정당에서 나올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도 했다.

또 전날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이 '제가 나이 어린 여성이자 소수정당의 원외 대변인이라 협박성 전화를 했다'고 지적한 데 대해 "정의당에서는 30대 정치인을 어린 사람 취급하나요?", "여성한테는 잘못을 따지면 안 되는 건가요?"라고 반문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의원은 조 대변인의 발언을 의식한 듯 "남성도 공포감을 느낀다"며 "정의당의 논평이야말로 타인에게 공포감을 주는 협박이고 갑질"이라고 맞받아쳤다.

조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공청회는 의원들이 공부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제도를 어떻게 개선할지 논의하는 자리"라며 "그런 방식(김 의원)의 질문이 어떤 프레임을 갖고 올지 고민하지 않은 자체가 자질의 문제"라고 김 의원을 직격했다.

또 김 의원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갑질' 발언을 언급하지 않는다며 "본인이 하신 말이니까 아니라고 부정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정의당 의원들이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앞에서 낙태법 개정안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의당 의원들이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앞에서 낙태법 개정안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앞서 조 대변인은 김 의원이 지난 8일 공청회에서 낙태죄에 대해 남성의 시각으로 질의한 점을 비판했고, 그 뒤 김 의원으로부터 '조치를 하지 않으면 낙태죄 폐지는 물론 중대재해법 제정 등 정의당이 하는 건 도와주지 않겠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며 여당 의원으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조 대변인은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해 "혹시 나로 인해 우리 정당이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과, 30대 여성 정치인이기에 갖는 무서움을 느꼈다"며 "이 압박감과 두려움을 폭력이라 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의당과 조 대변인의 사과 요구와 법적 대응 입장에 "피해자의 사과 요구를 '갑질 폭력'로 매도하다니, 정의당이 어쩌다 이렇게 망가졌는지 모르겠다"며 역공을 펼쳤다. 그러면서 "공청회에서는 낙태죄에 대해 과거와는 달리 남성도 함께 결정하고 책임져야 할 문제라는 인식 아래 2030 남성의 생각이나 의견 등이 조사되었는지를 물은 것"이라며 "(정의당이)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았던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고 따졌다.

김 의원은 "악의적으로 왜곡한 논평으로 폭력을 자행한 정의당의 책임 있는 사과를 요청한다"며 "정의당의 '적반하장식', '답정너식' 행태에 깊은 유감과 안타까움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