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초선’ 김남국과 배현진, 그들을 향한 불편한 시선
  • 이원석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0.12.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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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정의당 협박’ 배현진 ‘귀태 발언’으로 최근 논란
김남국(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국회사진취재단, 시사저널 박은숙
김남국(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국회사진취재단, 시사저널 박은숙

최근 각각의 일로 논란이 된 두 초선 국회의원이 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이다. 최근 정치권에선 이들의 돌출 행동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이들은 어쩌다 논란의 중심에 섰을까.

김 의원은 최근 ‘정의당 협박’ 논란에 휩싸였다. 정의당에 따르면, 김 의원은 9일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에게 전화를 걸어 본인을 겨냥한 조 대변인의 브리핑에 대해 항의하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낙태죄 폐지는 물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 정의당이 하는 건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고 협박성 발언을 보였다고 한다. 정의당은 “난데없이 일면식도 없는 국회의원이 타 당의 대변인에게 전화해 다짜고짜 왜곡된 브리핑이라 몰아붙이는 것은 결코 상식적인 행위가 아니다”라며 “더군다나 조 대변인은 30대 여성 그리고 원외대변인이다. 나이 어린 여성이라고 함부로 대해도 된다고 여기는 것인지 또한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 의원은 12월8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낙태죄 폐지 관련 공청회에서 “(낙태죄 개정안에 대한) 남성의 인식, 20~30대 남성들이 이 법안을 바라보는 평가, 시선이 궁금하다”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조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낙태죄 폐지에 대한 여성들의 반대 의견은 잘 알겠으나 남성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등 어이없는 말들을 일삼고 여성들의 삶을 짓밟았던 공청회에서의 망언들을 굳이 다시 언급하진 않겠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김 의원이 “발언 의도를 왜곡했다”며 항의 전화를 한 것이었다.

배 원내대변인은 ‘귀태 막말’ 논란으로 구설에 올랐다. 배 원내대변인은 8일 자신의 SNS에 “지금 이 순간 온 국민 삶을 피폐하게 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가장한 ‘귀태’, 바로 문재인 정권”이라는 글을 올렸다. 귀태는 ‘귀신의 아이’, 즉 태어나선 안 될 존재를 뜻하는 단어다. 문제는 이 단어가 정치권에선 금기어로 여겨진다는 점이다. 2013년 7월 당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귀태의 후손’이라고 비유했다가 공식 사과와 함께 원내대변인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민주당은 즉각 배 원내대변인에게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강력 반발했다.

 

“스스로 ‘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앞장서 거친 말 하는 것”

다수 정치권 관계자들은 이번 논란에 대해 두 의원을 상당히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이번 논란 외에도 두 의원이 평소 강한 발언과 정치적 행보를 보여왔다는 점에 대해 초선 다운 모습이 아닌 ‘구태 정치’라는 여러 지적들이 나왔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두 사람은 모두 정치 신예지만, 새롭고 신선한 모습의 정치보다는 정치권의 구태를 답습하고 있다”고 쓴소리했다.

한 야당 의원실 보좌진은 “두 사람 모두 공격형 정치인으로, 항상 당의 전투 전면에 나서면서 인지도를 높인 분들”이라며 “그런 스타일의 정치를 하다 보니 발언도, 정치적 대처도 더 극단적인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한 여당 당직자는 “논란 후에 주눅 들지 않고 더 강하게 받아치는 것도 두 의원 모두 비슷하더라”라며 “문제는 그러한 정치적 스타일이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오래된 정치와는 뭔가 다른 것들을 바라는 국민들에게 좋게 보이겠냐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두 의원의 정치적 행보에 대해 “사람이 정치권에 들어가면 여야 진영으로 구조화되기 마련이다. 출중하게 소신이 있는 사람은 이를 극복하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진영에 갇히는 것”이라며 “김·배 의원은 모두 당내 유명인들인데, 얼굴이 알려지고 ‘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앞장서서 거친 말들을 쏟아내는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대중의 큰 지지를 받게 되면서 진영 논리 전면에 서게 되고, 이어 거친 독설을 표현하게 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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