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시 거부’ 의대생 구제…“내년 상·하반기 2차례 실시”
  • 이선영 객원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12.31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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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코로나19 장기화로 의료진 피로도 날로 심화”
지난 23일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서 관계자들이 드나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3일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서 관계자들이 드나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월 의사단체 집단행동에 참여하며 국가고시 응시를 거부한 의대생과 관련해 정부가 내년 상·하반기 두 번에 걸쳐 실기시험을 시행하겠다고 31일 밝혔다.

최근 코로나19 3차 대유행 상황과 맞물려 의료인력 부족 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시험을 거부했던 의대생들에게 사실상 ‘재응시’ 기회를 주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2021년도 의사 국시 시행 방안과 관련해 “내년 의사 국가고시 실기 시험을 상·하반기로 나눠 2회 실시하기로 하고, 상반기 시험은 1월 말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2차례 실기 시험 실시 배경에 대해 “내년에는 당초 인원 3200명과 응시 취소자 2700여 명을 합쳐 6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기 시험을 진행해야 함에 따라 시험 기간 장기화 등 시험 운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기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번 의사 국시로 인해 국민여러분께 혼란과 불편을 드리게 된 것 매우 죄송하다”며 “내년도 실기시험을 1월 말에 시행하는 것은 공공의료 강화대책의 차질 없는 이행, 필수의료에 대한 의료계와의 합의 진전, 그리고 코로나 상황을 최대한 빨리 극복하기 위한 것임을 널리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국민 여론과 관련해선 “정부의 가장 큰 책임은 국민 건강과 환자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의료진의 피로도가 날로 심화되고 있고, 공공의료 분야 필수 의료인력에 대한 필요성도 날로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런 것을 감안하면 국민들의 공감대는 어느 정도 인정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의대생들은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등 정부 정책에 반발해 의사국시 실기시험 응시를 거부했다. 정부와 여당, 의료계가 지난 9월 ‘의정협의체’ 구성 등을 골자로 한 합의에 이르렀지만, 학생들은 두 차례의 재접수 기회에도 시험을 거부했다. 결국 3172명 가운데 최종 423명만 시험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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