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부친인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보유하던 삼성전자 지분 전량을 상속받을 경우 국내 첫 30조원대 주식자산 보유자가 탄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법정상속 비율대로 주식을 물려받을 경우 이 부회장의 주식자산은 절반 수준인 14조원대에 그치지만, 국내 주산자산 부호 1위 자리에 오를 것은 확실시 되고 있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2월24일 기준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의 가치만 19억3900억원에 달한다. 이 자산이 장자승계의 원칙에 따라 이 부회장에게 모두 넘어갈 경우, 그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약 9조원 주식자산은 28조원을 넘기게 된다. 이 회장이 기록한 국내에서 기존 역대 최고 주식평가액(22조2980억원)을 갈아치우는 것이다.
이 경우 다른 유족들에게 돌아갈 몫은 적어질 수밖에 없다. 이 회장의 주식자산 중 80% 이상이 삼성전자 주식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모친인 홍라희 전 라움미술관 관장과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이 회장의 삼성생명과 삼성물산 등 4조2000억원 상당의 주식자산을 나눠 갖게 된다.
만일 법정상속 비율에 따라 상속하게 되면 배우자는 9분의 3(33.33%), 자녀들은 각 9분의 2(22.22%) 비율로 주식자산을 이 회장의 주식자산을 나누게 된다. 이 경우 홍 전 관장은 7조8677억원, 이 부회장 등 세 자녀에게는 각각 5조2451억원의 주식자산이 돌아간다.
법정상속 비율대로 지분을 넘겨받더라도 이 부회장은 주식자산이 14조3915억원으로, 국내 최고 주식부자 자리에 올라서게 된다. 더불어 홍 전 관장은 12조원대, 이 사장과 이 이사장은 각각 6조원대로 주식자산이 증가해 국내 주식부자 순위 1~4위를 모두 삼성가가 휩쓸게 된다.
한국CXO연구소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지분이 상속인 중 누구에게 얼마나 돌아갈 지가 초미의 관심사”라며 “이에 따라 국내 주식자산 순위는 물론 삼성가 계열 분리 속도 등에도 다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