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네 번의 신년사, 어떻게 달라졌나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1.01.1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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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내내 ‘경제’ 가장 강조
‘평화’ ‘공정’ 줄고 ‘코로나’ ‘회복’ 반복…‘비핵화’ 언급 안 해

 문재인 대통령의 올해 신년사엔 단연 ‘코로나’와 일상으로의 ‘회복’이 가장 많이 강조됐다.  문 대통령은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이 만든 희망: 회복, 포용, 도약'이라는 제목의 신년사를 통해 "올해 우리는 온전히 일상을 회복하고,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으로 새로운 시대의 선도국가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부터 전 국민이 코로나 백신 접종을 무료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월11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월11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경제 29회 언급…부동산 문제 첫 사과

대통령의 신년사 주요 키워드는 올해도 역시 ‘경제’였다. 경제는 총 8200자 분량의 신년사에서 ‘국민(34회)’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로 29번이 나왔다. ‘코로나’는 16번, ‘회복’과 ‘안전’이 각각 15번씩 언급됐다. 

2018년부터 네 번의 신년사를 거치는 동안 문 대통령의 메시지 방점은 주로 어디에 찍혔을까. 당선 후 첫 신년사였던 2018년에는 ‘국민’을 총 64회 사용해, 2016년 박근혜 대통령 신년사(38회)보다 2배 가까이 언급했다는 점에서 당시 화제가 됐다. 이어 "임기 중에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평화를 공고하게 하는 것이 저의 목표"라고 밝히는 등 ‘평화’를 16차례 강조했다. ‘평화’와 함께 사용되는 ‘한반도’도 10회 사용했다. ‘경제’ 9회, ‘일자리’를 14회 사용하며 일자리 확대 또한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듬해인 2019년엔 ‘경제’를 더욱 본격적으로 전면에 내세웠다. 집권 3년차에 접어들면서, 경제 분야 성과를 내지 않으면 국정 운영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절박함 때문으로 분석됐다. 문 대통령은 경제를 35회 사용하며 가장 강조했고 그 다음으로 ‘성장(29회)’을 많이 언급했다. 2018년 많이 사용했던 ‘평화’는 6번만 말했다.

본격적인 임기 후반에 들어선 2020년엔 ‘경제’와 ‘평화’가 각각 17회로 가장 많이 언급됐다. 그러나 당시 신년사에선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부동산을 강조했다. 부동산 시장의 심각성을 청와대가 체감하고, 이것이 곧 국정 후반기를 좌우할 쟁점이라고 인식했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당시 신년사가 있기 한 달여 전인 2019년 12월16일, 정부의 강도 높은 네 번째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바 있었다. 임기 전반기 훈풍이었던 남북 관계가 교착 상태인 데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2021년 신년사를 시청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2021년 신년사를 시청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권력기관 개혁’ 꾸준히 강조

이번 2021년 신년사에서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에 대해 “송구한 마음”이라며 처음으로 사과의 뜻을 표명했다. 북한 문제에 대해선 “남북과 북·미 대화 대전환을 위해 마지막 노력을 다하겠다”며 북한에 대화를 촉구했다. 그러나 ‘평화’ 단어는 6회 사용에 그쳤으며, 임기 전반기에 강조해 온 ‘비핵화’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의 필요성에 관해서도 빠짐없이 언급했다. 2019년 “촛불로 탄생한 정부로서 검찰, 경찰, 국정원, 국세청 등 자율적으로 과거의 잘못을 찾아내고 바로잡아 나가는 자체 개혁에 나섰다. 이제 정부는 평범한 국민의 일상이 불공정의 벽에 가로막혀 좌절하지 않도록 생활 속의 적폐를 청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신년사에선 지난해 통과된 공수처와 관련해 "누구나 법 앞에서 특권을 누리지 못하고, 평등하고 공정하게 법이 적용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라고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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