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돌아왔다”…취임 직후 ‘트럼프 지우기’ 나선 바이든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01.2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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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직후 파리협약·WHO 재가입 서명
“동맹 복구하고 다시 한번 세계에 관여할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월20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백악관의 집무실에서 취임 후 첫 업무로 파리 기후변화협약 복귀와 연방 시설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 AP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월20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백악관의 집무실에서 취임 후 첫 업무로 파리 기후변화협약 복귀와 연방 시설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 AP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각) 취임과 동시에 '트럼프 시대' 지우기에 나섰다. 미국을 정상으로 되돌리겠다고 선언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 날 파리 기후변화협약과 세계보건기구(WHO) 복귀를 천명하며 발빠른 움직임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취임식을 끝내고 백악관 집무실에서 업무를 시작한 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퇴를 선언한 파리 기후변화협약과 WHO 재가입 등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결정을 맹비난하며 취임 후 즉각 복귀하겠다던 공약을 곧바로 이행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파리 협약으로 인한 환경 규제로 미국의 산업과 경제 성장이 제한되고 있다며 2019년 전격 탈퇴했다. 이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하자 이에 대한 안이한 대응과 중국 편향성 등을 문제 삼으며 지난해 7월 WHO마저 탈퇴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파리 협약과 WHO 복귀에 더불어 연방시설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내용과 인종 평등을 보장하기 위한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등한시했던 정책들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 서명한 행정명령들이 앞으로 일어날 많은 변화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오늘 서명하는 행정적 조처 일부는 코로나19 위기의 흐름을 바꾸고, 우리가 오랫동안 하지 않은 기후변화와 싸우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시대'와의 단절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향후 전임 행정부에서 추진된 주요 정책들이 줄줄이 뒤집힐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외신은 바이든 당선인이 서명할 행정 조치 중에 일부 이슬람국가의 미국 입국 금지 조치를 철회하고, 미국 남부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선포된 비상사태 효력을 중단시키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각) 워싱턴DC의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의사당 이스트 프론트에서 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 AP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각) 워싱턴DC의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의사당 이스트 프론트에서 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 AP연합

"미국이 돌아왔다" 천명한 바이든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제46대 대통령 취임사에서도 '미국이 돌아왔다'는 기조 아래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와 고립주의에 종지부를 찍고 동맹과의 협력을 강화해 국제무대에서의 리더십을 재정립하겠다고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세계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미국은 시험을 받았고 우리는 더 강해졌다"며 "우리는 어제의 도전이 아니라 오늘과 내일의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동맹을 복구하고 다시 한번 세계에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단순히 힘의 모범이 아니라 모범의 힘으로 이끌 것"이라며 "우리는 평화와 발전, 안보를 위한 강력하고 신뢰받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내 극심한 분열이 민주주의마저 위협하고 있다며 통합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내 모든 영혼은 미국을 다시 합치고 통합시키는 데 있다"며 "우리는 두려움이 아닌 희망, 분열이 아닌 통합, 어둠이 아닌 빛에 관한 미국의 이야기를 써내려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미국과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린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사태를 상기하며 "얼마 전 폭력이 의사당의 토대를 흔들려고 했다. 오늘 우리는 한 후보가 아닌 민주주의라는 명분의 승리를 축하한다. 친구들이여, 지금, 이 순간 민주주의가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취임일을 '민주주의의 날', '역사와 희망의 날', '부활과 결단의 날'이라고 표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각) 워싱턴DC의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을 앞에 두고 선서를 하고 있다. ⓒ AP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각) 워싱턴DC의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을 앞에 두고 선서를 하고 있다. ⓒ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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