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군수부인 교통사고 등 악재에 ‘한숨’
  •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1.01.21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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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부인, 19일 밤 신호 위반 교통사고 내
영암 관음사발 코로나19 집단감염...n차 감염지 눈총
고개 숙인 전동평 군수, 담화문 내 코로나 확산 ‘사과’

잘 나가던 전남 영암군이 잇달아 악재 암초를 만났다. 최근 코로나19 창궐로 영암이 ‘전남 코로나 핫플레이스’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데다 며칠 전에는 군수 부인이 피해자가 사망하는 교통사고까지 내면서다.

재선의 전동평 군수가 이끄는 영암군은 올해 국도비 1880억원을 확보하고, 대불산단 중소 조선업계의 플로팅도크 구축을 완료하는 등 거침없이 질주했다. 전 군수는 지역 현안사업 해결을 위해 중앙부처와 국회, 전남도를 수시로 방문하는 등 국·도비 예산 확보를 위한 광폭 행보를 펼쳤고, 민선 6기 취임 당시 3000억원 후반이던 영암군 재정이 지난해 6000억원(6274억원)을 넘어섰다. 민선 6기 첫 번째 목표인 빚 없는 군, 채무 제로도 지금껏 실천하고 있다. 

영암군청 전경 ⓒ시사저널 정성환
영암군청 전경 ⓒ시사저널 정성환

잘 나가던 영암군, 잇단 악재에 ‘뒤숭숭’

변수가 발생했다. 영암군에서는 최근 관내 사찰인 관음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했다. 지난 14일부터 현재까지 영암지역에서만 2605건의 전수검사를 실시해 33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관음사 스님‧신도 3명을 시작으로 마을주민, 고구마농장, 어린이집 등 33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특히 영암군 확진자가 인근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n차 감염에 따른 확진자가 강진 3명, 나주 1명, 목포 1명 등으로 번져 이웃 지자체의 눈총을 사고 있다. 

‘좋지 않은 일’은 연이어 오는 걸까. 코로나가 극성을 부리고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암군수 부인 A(57)씨가 19일 밤 8시50분께 영암 삼호읍 대불산단 인근 식당 앞 편도 3차선 도로(목포에서 영암 학산 방면)의 횡단보도에서 자신의 제네시스 승용차를 몰고 가다 교통사고를 냈다. 횡단보도를 건너다 사고를 당한 중국 국적 식당종업원 B(여·57)씨는 목포시내 한 종합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이날 사고는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80㎞→60㎞로 하향 공사를 진행 중이던 공사 현장에서 일어났다. 사고 당시 빨간 신호등이 켜져 신호를 위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군수 부인은 목포에서 영암읍 자택으로 귀가하던 중이었다. 

군수부인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상 치사 혐의로 입건한 경찰은 사고가 난 장소가 수신호체계로 운영되다 보니 A씨가 횡단보도를 건너는 B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영암경찰은 인근 차량 블랙박스와 인근 CCTV 등을 확보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21일 오후, 취재진이 찾은 사고 현장은 사고 당시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경찰이 도로에 칠해 놓은 표식에 따르면, 사고 차량은 횡단보도에서 피해자를 친 후 30m 가량 밀고 간 뒤 멈춰 선 것으로 추정됐다. 도로 한쪽에는 피해자 것으로 보이는 가방이 주인을 잃은 채 내팽겨져 있었다. 

영암 군수 부인 사고 현장 ⓒ시사저널 정성환
영암군수 부인 관련 교통사고 현장 ⓒ시사저널 정성환
영암 군수 부인 교통사고 현장 ⓒ시사저널 정성환
영암군수 부인 관련 교통사고 현장 ⓒ시사저널 정성환

주민 “안정적으로 군정을 펼쳐 달라” 일침

악재의 아픔은 컸다. 코로나 발병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을 느낀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20일 코로나19 대응 방역현장 점검을 위해 영암군 재난상황실을 방문 “추가 감염이 발생되지 않도록 촘촘한 방역망을 구축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 군수는 18일 담화문을 발표하고 “너무나 안타깝게 생각하며, 송구한 마음뿐이다”며 군민에게 고개를 숙였다. 

공직사회와 지역사회 분위기도 뒤숭숭했다. 이날 낮 사고 현장에 앞서 찾은 영암군청. 막 점심식사를 마친 공무원들은 민선 7기 3년차에 연거푸 터져 나온 악재여서인지 내심 긴장하면서도 ‘겉으로는 맡은 일만 하자’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속내는 달랐다. 한 공무원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영암에서 다수 발생해 뒤숭숭한 분위기로 일손이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군수 사모님 교통사고 소식까지 전해져 청내 분위기가 더욱 가라앉았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 같은 소식을 뒤늦게 접한 지역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한 주민은 “코로나 발병이 전국적인 현상이고, 교통사고에서 누구도 자유롭지 못한 만큼 마냥 비난할 일은 아니다”면서도 “리스크(위험)관 리도 군정 수행능력이다. 군수가 좀더 안정적으로 군정을 펴 줬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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