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떠나는 울산…작년 인구 순유출률 전국 최고
  • 박치현 영남본부 기자 (sisa518@sisajournal.com)
  • 승인 2021.01.2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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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상공회의소 "창업벤처 생태계 더욱 확대돼야"

지난해 한 해 동안 울산 인구는 1만3584명이 줄었다. ‘탈울산 행렬’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14만9696명이 울산을 떠난 반면 이사 온 전입자는 13만6112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울산시가지 야경ⓒ울산시
울산시가지 야경ⓒ울산시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연간 국내 인구이동 통계 결과’에 따르면, 울산의 인구 순유출률은 -1.2%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특히 울산 중구에서 지난 1년 사이 무려 6000명이 빠져나가 순유출률 -2.7%를 기록했다.

울산 인구는 지난 2015년(-80명)부터 6년 연속 줄어들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2016년 -7622명, 2017년 -1만1917명. 2018년 -1만2654명, 2019년 -1만172명, 2020년 -1만3584명으로 집계됐다. 울산 인구의 ‘엑소더스’라고 할 만하다.

지난해 울산은 80세 이상(+200명)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순유출됐다. 탈울산 행렬은 청년층에서 두드러졌다. 20대 청년층의 유출 인구가 5500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40~50대 2900명, 30대 1800명, 10대 1400명, 60세 이상 1100명 등 순이다. 나이가 젊을수록 울산을 떠나 수도권으로 향하는 비중이 높았다. 

울산을 빠져나간 전출자 가운데 부산이 2만1400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경북 1만6800명, 경남 1만3700명 순으로 상위 1~3위를 차지했다. 울산으로 들어온 전입 인구는 부산 2만2500명, 경북 1만7000명, 경남 1만6800명 등으로 나타났다.

순유출 사유는 직장이 6400명(-6.4%)으로 가장 많았다. 교육과 주택도 각각 4000명(-4.0%)에 달했다. 이어 주거환경 900명, 자연환경 500명 순으로 조사됐다. 순유입은 가족(2100명), 기타(100명)를 사유로 꼽았다.

 

울산 주력업종 추락, 청년층 탈울산 현상 두드러져 

탈울산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울산의 주력업종이 추락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울산의 인구가 급격히 감소한 것은 지난 2016년 현대중공업을 필두로 한 조선경기 침체에서 시작됐다. 당시 울산 조선업계는 이미 수주해 놨던 선박까지 취소되는 최악의 불황을 맞았다.

이에 따라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은 물론 사내 하청업체 근로자들까지 대량 해고 위기에 처했고, 상당수 기업들은 도산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은 조선업 불황으로 울산 인구는 2015년을 정점으로 급하게 하향길을 걷게 됐다.

석유화학분야도 등락을 거듭하면서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흑자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에쓰오일이 지난해 사상 최대의 적자를 냈다. 롯데정밀화학 등 다른 유화업체들도 중동 산유국들의 화학산업 진출 확대로 고전이 예상된다. 이용훈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은 “울산은 전통적인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변화와 혁신이 절실해졌다”고 지적했다.

에쓰오일 온산공장ⓒS-oil
에쓰오일 온산공장ⓒS-oil

하지만 울산의 산업구조는 변화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울산의 벤처기업 전국대비 분포도가 2%에도 미치지 못한다. 중소벤처기업부의 ‘2020년 국내 벤처기업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연매출 1000억 벤처기업 617개 중 울산은 12개다. 전국 대비 1.9%에 불과하다. 전국 17개 시·도 중 중하위권, 영남권에서는 최하위 수준인 셈이다. 

울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신규 고용창출, 매출 등 여러 측면에서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벤처투자제도 도입 등 스타트업들이 벤처1000억기업·유니콘 기업 등으로 성장할 수 있는 창업벤처 생태계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2010년 초 까지만 해도 젊은이들이 직장을 찾아 산업수도 울산으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2010년 중반부터 울산경제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일자리 축소는 젊은 층의 탈울산 행렬로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은 울산 평균 나이가 현재 40.6세에서 2030년 56.2세로 껑충 뛰고, 15세 이상 64세 이하의 생산 연령 인구가 현재 88만 명에서 51만 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측했다. 2047년 울산 인구는 97만 명. 지금보다 20만 명 가까이 줄어든다. 광역시 자격 조건 인구 100만 명이 무너질 것으로 통계청은 전망했다. 30년 뒤 울산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 비율에 불과한 중소도시로 위축될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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