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한 달 만에 경제부장 경질·사업 계획 질타…왜?
  • 이원석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1.02.1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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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급한 김정은? “올해 경제계획 달라진 게 없어”
조선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2월8∼11일 나흘간 진행된 당 전원회의에서 올해 경제계획 수립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신랄히 비판하고 당 경제부장을 1달 만에 교체했다.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2월8∼11일 나흘간 진행된 당 전원회의에서 올해 경제계획 수립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신랄히 비판하고 당 경제부장을 1달 만에 교체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한 달 만에 경제부장을 교체하고 여러 경제 부문 사업 계획 등에 대해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비서가 북한 경제 상황에 대해 매우 조급함을 느끼고 있으며 아울러 강도 높은 인사 교체와 경고 등을 통해 지도력을 결집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가 2월8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됐다”며 그 가운데 김 총비서가 여러 부문 사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내각에서 작성한 올해 인민 경제계획이 그전보다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며 “내각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으며 성에서 기안한 숫자를 기계적으로 종합하다 보니 어떤 계획은 현실 가능성도 없이 높여놓고 어떤 부문에서는 반드시 해야 할 것도 계획을 낮추는 폐단이 나타났다”고 비판했다.

김 총비서의 분노와 함께 이번 전원회의 보선에서는 당 경제부장이 한 달 만에 교체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임명한 김두일 부장을 경질하고 수년간 경제부장을 지냈던 오수용 당 비서를 다시 복귀시킨 것이다.

아울러 김 총비서는 각급 조직의 ‘각자도생’과 행태에 대해 강도 높은 표현을 사용해 경고를 내놓기도 했다. 김 총비서는 “국가와 인민의 이익을 침해하고 당의 결정 지시 집행을 태공하는 단위 특수화와 본위주의 현상을 더이상 그대로 둘 수 없으며 당권, 법권, 군권을 발동해 단호히 쳐갈겨야 한다”며 “단위 특수화와 본위주의를 쓸어버리기 위한 전쟁에서 모든 당 조직들과 정치기관들, 국가기관들과 전체 인민들이 주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조직들의 기득권적 행태 등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총비서는 내각과 국가경제지도기관의 기능 회복을 주문하기도 했다. 김 총비서는 “지금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내각과 국가경제지도기관이 고유한 경제조직자적 기능과 통제 기능을 복원하는 것”이라며 “권한 타발, 조건 타발만 하며 속수무책으로 앉아있던 낡은 타성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했다. 

김 총비서는 반사회주의 투쟁도 강조했다. 김 총비서는 “중앙으로부터 도, 시, 군들에 이르기까지 강력한 연합지휘부를 조직”하고 ”비사회주의적 행위를 비호·조장시키는 대상들을 일꾼 대열에서 단호히 제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보선에선 2018년 우리 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넘어가느냐” 막말을 했던 리선권 외무상이 당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했다. 북한 내 대표적 중국통으로 꼽힌 김성남 당 국제부장이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보선됐다. 이외에도 김동일·김영남·김철수가 당중앙위원회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홍혁철·리경호·최영진·룡군철·정서철이 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으로 보선됐다.

한편 같은 날 중앙통신엔 김 총비서가 2월11일 설 명절 경축 공연을 관람하며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해 금연법을 채택하며 극장과 영화관, 도서관, 체육관 등 공공장소와 상점, 식당 등 편의시설을 흡연 금지 장소로 규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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