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이는 광명·시흥…‘10조원’ 넘는 토지보상비 관건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02.2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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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째 3기 신도시 조성…경전철 신설 유력
보상에 따라 인근 지역으로 ‘집값 불안’ 전이 가능성도
2월24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급 택지개발 지구 위치도 ⓒ 국토교통부 제공
2월24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급 택지개발 지구 위치도 ⓒ 국토교통부 제공

경기도 광명·시흥에 7만 호 규모의 신도시 조성 계획이 발표되면서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경전철 신설이 유력하게 검토되면서 KTX와 전철역을 활용한 서울 근접성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대규모 공급 대책으로 서울 근교를 비롯한 주택 수요를 흡수해 집값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 속에 막대한 규모의 '토지보상' 규모가 부동산 가격 흐름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4일 국토교통부는 경기 광명·시흥(1271만㎡) 지역에 총 7만 호를 공급할 신규 공공택지를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6번째 3기 신도시로 조성되는 신규 택지지구는 광명시(광명동·옥길동·노온사동·가학동) 지역이 811만㎡, 시흥시(과림동·무지내동·금이동) 지역이 459만㎡이다. 여의도 면적의 4.3배에 달하는 규모로, 3기 신도시 중에서는 가장 크다. 

서울과는 1㎞가량 떨어진 근거리에 있어 서울 서남부 주택 수요를 흡수해 주변 지역 집값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규택지 주택 분양은 2025년부터, 사전청약은 이보다 2년 앞선 2023년부터 들어갈 방침이다. 

국토부는 해당 지역이 서남권 거점도시로 개발될 예정인만큼, 교통 수요를 위해 경전철 신설 방안에 무게를 싣고 있다. 남북 방향으로 신도시를 관통하는 도시철도를 건설해 지하철 1·2·7호선, 신안산선, 광역급행철도(GTX)-B 등과 연계할 방침이다. 북쪽으로는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 남쪽으론 KTX 광명역이나 신안산선 학온역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윤성원 국토부 1차관은 "1·2·7호선과 경인선, GTX-B를 다 연계할 거고, 철도 방식은 연장 수요 등을 감안했을 때 경전철 방식이 유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 1차관은 "시작점과 종점은 세부적인 수요 분석을 거쳐 확정하려고 한다"면서 "신도림에서 신안산선을 연결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며, 신안산선 연결은 KTX 광명역과 기존 철도망을 고려해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민들은 경전철과 KTX를 활용해 '서울까지 20분' 생활권에 놓이는 것에 반색하면서도 과거에도 번번히 개발이 무산됐던 점을 들며 추진 방식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 지역은 2010년부터 신도시 개발이 예정됐다가 부동산 침체와 교통난 등으로 인한 주민 반발에 부딪혀 매번 원점으로 돌아갔다.

국토부는 이번에는 '통합개발'을 원하는 지자체와 주민 단체의 요청이 있었고, 협의와 소통 창구가 열려있는 만큼 큰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소 10조원 대로 추정되는 토지보상비도 변수다. 보상금 책정과 이로 인한 인근 지역의 집값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광명 지역은 최근 집값이 굉장히 많이 오르고 있다"며 "정부가 투기 관련 대책도 함께 마련했지만, 이번 발표를 호재 삼아 서울 금천·구로구 등지로 집값 불안이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광명·시흥 신도시의 토지보상비는 10조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며 "토지보상비가 먼저 풀려 주변 지역을 자극하면 땅값이 오르고 결국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부동산 시장을 진정시키겠다는 취지가 퇴색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2월2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신규 공공택지 추진계획 브리핑에서 윤성원 국토교통부 1차관이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2월2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신규 공공택지 추진계획 브리핑에서 윤성원 국토교통부 1차관이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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