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 “자체 매립지 건설은 미래 위한 필연적 선택”
  • 이정용 인천본부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21.03.17 12:00
  • 호수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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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울·경기 향해 ‘쓰레기 독립’ 선포한 박남춘 인천시장 “인천을 환경특별시로 구현할 것”

박남춘 인천시장은 올해 동양 최대의 쓰레기통 ‘수도권 매립지’를 2025년까지 종료시키고, 인천 시민들만 사용하는 독자적인 친환경 자체 매립지와 권역별 소각시설을 조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주요 골자는 ‘쓰레기 독립’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체 매립지가 들어설 지역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환경부·서울시·경기도와 수도권 매립지 종료를 위한 합리적 해결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는 수도권 매립지 연장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강한 다짐이 깔려 있다.

박 시장은 인천 지역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을 줄이고, 재활용을 확대하는 등 친환경 자원순환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쓰레기 직매립 금지가 시행되는 점을 감안한 정책이다.

박 시장은 ‘환경특별시 인천’을 주제로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인천시의 자원순환정책은 미래세대를 위한 ‘시대적 소명’과 ‘필연적 선택’”이라며 “친환경 자원순환정책을 바탕으로 인천시를 ‘환경특별시’로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박남춘 인천시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인천시 제공.

‘환경특별시 인천’을 시정 목표로 제시했는데.

“세계적으로 환경 문제가 심각하게 거론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도 그린뉴딜을 내세우며 환경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인천시도 그린뉴딜을 통해 인천 지역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나아가는 원년이 되도록 할 것이다. 시민들과 함께 에너지 산업부터 서민들의 일상생활까지 탄소를 줄여 나가는 정책을 추진하겠다. 수도권 매립지 3-1공구를 끝으로 2025년 수도권 매립지를 종료하는 시점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 인천시의 독자적인 자체 매립지인 ‘인천에코랜드’ 조성과 권역별 자원순환센터 건립에 속도를 내겠다.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해 폐기물을 줄이고, 재활용을 확대하는 친환경 정책도 추진하겠다. 쓰레기 자립과 독립을 통한 친환경 자원순환이라는 큰 틀에서 추진하는 사업이 ‘환경특별시 인천’이다.”

‘수도권 매립지 종료’ 선언의 명분은 무엇인가.

“수도권 매립지에 반입되는 쓰레기의 출처는 서울시 48%, 경기도 33%, 인천시 19% 등이다. 지난해 쓰레기로부터 독립과 자립을 선언했을 때, 정책적 반대와 인천 지역 기초단체 주민들의 반발, 지역적 혼란이 발생했다. 그러나 환경 문제는 미래 세대를 위한 시대적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시와 경기도가 자원순환정책에 대한 방법이 없다거나 시기적으로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정책보다는 백년대계의 큰 틀에서 폐기물 정책에 대한 사고의 전환을 해야 한다. 약 30년간 수도권 매립지를 이용하면서 생긴 고정관념과 패러다임을 과감히 바꾸고 새로운 자원순환정책을 도입해야 한다. 수도권 매립지 종료는 님비 시설에 대한 지역이기주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정책 추진을 위한 역량과 잠재력이 충분하다. 인천시를 포함해 환경부와 서울시, 경기도는 수도권 매립지로 인해 고통과 피해를 겪어온 인천 시민의 절박한 호소에 응답할 의무가 있다.”

서울시와 경기도의 반응은 어떤가.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정책을 추진하는 데 특정 사안에 따라 정치적 상황과 배경이 고려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수도권 매립지 문제는 2600만 수도권 시민의 환경 문제와 직결돼 있다. 나아가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시행 등은 우리나라 환경정책에 대한 제도적 규범의 바탕을 이루는 데 밀접한 연관이 있는 사안이다. 현재 환경부와 인천시, 서울시, 경기도가 수도권 매립지 문제를 풀어가려는 방법과 방향에 간극이 있다.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4자 합의서 단서조항에만 의존한 채 수도권 매립지 종료와 안정적인 처리 방안에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수도권 매립지 종료 과정에서 4자 간에 다소 갈등과 대립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인천시는 확고부동한 원칙으로 설득과 소통,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방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3월4일 시청 공감회의실에서 친환경 자체 매립지 ‘인천에코랜드’ 조성계획안을 발표하고 있다.ⓒ인천시 제공
박남춘 인천시장이 3월4일 시청 공감회의실에서 친환경 자체 매립지 ‘인천에코랜드’ 조성계획안을 발표하고 있다.ⓒ인천시 제공

인천시 자체 매립지가 들어설 영흥도 주민들의 반발이 지속되는 것으로 안다.

“환경 기피 시설을 반대하는 영흥도 주민들의 원망과 고충을 이해한다. 하지만 인천 시민들의 독자적인 자체 매립지 역할을 하게 될 인천에코랜드를 조성하는 것은 미래를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다. 영흥도 주민들을 위한 대책 마련을 깊이 고민했다. 영흥도 주민들을 위해 제2영흥대교 건설과 영흥도 개발계획 등을 수립해 주민 수용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 주민협의체가 꾸려지는 대로 단계별로 추가 요구사항을 모아 검토할 예정이다. 제2영흥대교는 안산 대부도에서 영흥도 십리포를 잇는 길이 6km 구간의 2차선 교량이다. 2400억원 상당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제2영흥대교가 생기면 인천에서 영흥도까지의 이동시간이 1시간에서 30분으로 줄어든다. 또 영흥도 주민들에게 매년 50억원 상당의 발전기금을 지원하고, 근린공원과 체육시설 등 주민 편익시설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영흥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석탄분진 피해를 막기 위해 야적장에 돔 시설을 설치하고, 액화천연가스(LNG) 연료 전환과 화력발전소의 조속한 폐쇄도 추진하겠다.”

인천에코랜드가 진짜 친환경 시설인 것은 맞나.

“물론이다. 영흥도를 환경특별시 인천의 중심이자 친환경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특별한 섬으로 만들 계획이다. 영흥도에 들어서게 될 인천에코랜드는 현재의 생활폐기물을 직매립하는 방식이 아니다. 생활폐기물과 소각재, 불연성 폐기물을 지하 30~40m 깊이에 묻는 것이다. 상부에는 밀폐형 에어돔을 설치해 주변에 환경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할 계획이다. 하루 평균 매립량은 161톤이다. 소각재를 운반하는 차량도 밀폐형이고 평일에만 운행한다. 인천에코랜드는 현재 친환경 매립지로 각광받고 있는 남양주·청주 매립지의 장점만 모아서 만드는 시설이다. 내 집 앞에 둬도 안심할 수 있는 완전한 친환경 시설로 조성될 것이라고 300만 인천 시민께 약속한다. 오랫동안 화력발전소에서 날아온 석탄재는 배추밭을 검게 뒤덮었고, 영흥도 주민들의 자유롭게 숨 쉴 권리마저 위협했다. 영흥도의 맑은 하늘과 주민들의 건강권을 지켜 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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