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조카의 난’ 격화…박철완 선공에 반격 나선 박찬구 회장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1.03.1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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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 주주 친화 안건 대거 제시…박 상무 “새로울 것 없다”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왼쪽)과 박철완 금호석화 상무 ⓒ연합뉴스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왼쪽)과 박철완 금호석화 상무 ⓒ연합뉴스

금호석유화학 경영권을 둘러싼 ‘조카의 난’이 격화하고 있다.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이 조카 박철완 금호석화 상무에 대한 반격에 나선 것이다. 박 회장은 주주 친화적인 안건들로 채워진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이들 간 공방은 26일 주주총회 전까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금호석화는 지난 9일 이사회 후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일단 박 상무가 주주제안한 기존의 7배 수준 고배당 안건은 주총에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 이와 관련한 가처분 심리가 진행 중인 만큼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제외하면 금호석화가 제시한 안건들 대부분은 주주 친화적이었다.

우선 배당을 전년 대비 180%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보통주는 주당 4200원, 우선주는 4250원으로 총 배당금은 1158억원이다. 신사업 진출 의지도 밝혔다. 배터리 소재와 바이오 등 신사업 투자를 확대해 2025년까지 매출을 현재의 2배인 9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밖에 금호석화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위원회 신설 △계열사·특수관계인 거래 감시를 위한 내부거래 위원회 신설 △이사 보수 결정 객관성 확보를 위한 보상위원회 신설 등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박 상무는 금호석화가 제시한 안건에 대해 “새로운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현 경영진이 기업·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저의 제안에 동의하고 반영하려 한 노력은 일부 인정하지만, 그외에 어떠한 새로운 개선의 노력이 보이지 않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실제 금호석화가 중장기 성장 전략을 통해 제시한 안건 대부분은 박 상무가 주주제안을 통해 요구한 내용들이다.

그러면서 박 상무는 “금호리조트 인수 등 부적절한 투자 의사 결정, 경영진 과거 배임 행위 등 경영권 남용으로 인한 주주가치 리스크, 과다한 자사주 보유 등 기업가치 저해 리스크를 해소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삼촌과 조카 간 분쟁의 결론은 향후 오는 26일 예정된 주총에서 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표 대결 결과를 전망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현재 박 회장(6.69%)과 그의 자녀인 박준경 금호석화 전무(7.17%), 박주형 금호석화 상무(0.98%)의 지분은 14.84%로, 박 상무의 지분율(10.0%)을 앞선다. 그러나 국민연금(8.16%) 등 기관투자자를 비롯한 주주들의 표심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 있다. 따라서 주총 전까지 표심을 잡기 위한 삼촌과 조카 간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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